외국인도 '삐끼삐끼 춤' 따라하더니…한국 '놀라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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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 직관' 하러 한국 온다"한국말 서툴러 보이는데 응원가 부르는 모습은 한국인보다 더 적극적이더라고요."
"한국인 일상 체험 트렌드 확산"
"'삐끼삐끼' 춤 영상 퍼지며 직관 투어 인기"
지난달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30대 직장인 전모 씨는 "공격팀 응원이 시작됐을 때 옆 블록에 앉아있던 외국인 관중이 함께 일어나 선수 응원가를 부르고, 견제 응원까지 같이했다"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며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한 한국 프로야구. 직관(직접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별 응원가와 동작 등 다채로운 응원 문화가 관람 수요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야구팬들 사이에선 놓치면 후회할 한국 여행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KBO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프로야구 관중 수는 1088만7705명을 기록한 가운데 프로야구를 비롯한 한국 스포츠 관람 상품을 이용한 외국인 여행객 수는 지난해 대비 14배가량 증가했다.
숙박·교통·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클룩은 올해 3분기(7~9월) 외국인 대상 'K-푸드와 함께하는 한국 스포츠 관람' 상품 이용자 수가 지난해 4분기 대비 1329%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이 상품은 한국인 가이드가 외국인 여행객들과 함께 맥주와 간식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하는 일정이다. 관람 직후에는 삼겹살에 소주 혹은 치킨과 맥주 등을 즐기며 한국 문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규모 현지 체험 상품으로 인기다.
클룩에 따르면 인바운드 여행(외국인의 한국 여행) 성수기였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2분기에는 이용자 수가 4배 이상(347%) 늘었다. 3분기에는 14배(1392%) 이상 증가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는 매월 평균 32% 증가했고, 3분기 이용자 수는 2분기 대비 3배(219%) 이상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여행 트렌드가 인기"라며 "스포츠 관람은 한국의 응원 문화가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확산하면서 직관 수요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업계 관계자가 언급한 영상은 기아 타이거즈 응원 춤 '삐끼삐끼'다. 기아 타이거즈 치어리더가 추는 춤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따라하는 영상까지 유행처럼 번졌다. 또한 공격팀 응원 차례가 되면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응원하는 모습, 상대팀 투수가 1루에 서있는 주자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을 때 외치는 견제 응원 등 한국의 야구 응원 문화가 전 세계로 퍼졌다.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에는 "한국인들은 승부에 상관없이 즐기기 위해 모인 것 같다"거나 "아직도 응원가가 머릿속에 맴돈다". "매년 한국에 가는데 KBO 경기를 보는 게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다" 같은 반응이 나온다.한국의 독특한 응원 문화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체험 코스에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서울과 인천, 수원 등 수도권 외에도 지역 여행과 연계한 인바운드 관광 상품 확대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여행객이 미국 메이저리그, 영국 프리미어 리그 직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K스포츠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 지역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 상품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스포츠 관광은 세계 관광 지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스포츠 관광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7.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는 2000만 명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스포츠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적극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