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최적화 매직…'감'으로 주문했던 원자재, 함수로 비용 확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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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지도, 수학이 바꾼다수학적 최적화가 제조업의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묘수로 부상하고 있다. 명쾌한 해법이 도출된다는 게 수학적 최적화의 특징이다.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기업이 처한 환경에서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학적 모형(방정식)으로 대안을 찾아낸다.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서 ‘최적화 매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2) 국내 기업들 '수학적 최적화' 적용 확산
LG CNS 프로젝트 100개 돌파
공급망 대란 겪은 배터리업체
자재 수요·재고·물류 운송 등
목적함수 설정해 年 3% 절감
운송 스케줄 수작업하던 기업
자동화 통해 작업 효율성 개선
"제조·생산·물류 등 전산업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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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구매에서도 성과가 상당하다. 배터리 제조사 C사는 원자재 구매비, 운송비, 금융비, 창고비 등 복잡한 비용함수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구매 리스크가 갈수록 커져 가격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생산 계획 수립과 다양한 시나리오 분석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통합 툴의 필요성을 느낀 C사는 LG CNS와 손잡고 양극재 구매 비용 최적화 엔진을 개발했다. 자재 수요와 재고량, 원자재 가격(예측치), 물류 네트워크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용 최소화라는 목적함수를 설정했다. 조달, 공급, 창고 운영, 운송 수단 등 제약 조건과 양극재 구매량 및 시점을 결정 변수로 책정해 솔루션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자재 구매 비용을 연간 약 3% 절감했다.
유통 기업 D사는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 운영 계획을 짜는 데 수학을 접목했다. D사는 온라인 주문당 상품 수 등 주문 패턴이 들쭉날쭉하고 상품 종류가 급증하는 등 복잡도가 갈수록 높아져 고민이 많았다. 이에 따라 풀필먼트센터의 적절한 규모를 예측하는 것도 과제였다. LG CNS는 제품 보충 순서와 주문 처리 순서를 데이터로 설비 운영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해 D사의 새로운 물류센터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방식보다 설비를 30% 감축하고 저장 능력도 5% 확대했다.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결합하면서 시너지가 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설비 정비 계획을 수립할 때 AI로 고장 위험이 높은 설비를 예측하고 수학적 최적화로 정비하는 순서를 정하면 사전에 계획을 짜고 인력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