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트럼프 관세폭탄, 중국보다도 미국에 피해 커"

"미국 GDP 2028년까지 0.8%p 낮추고 중국은 절반"
브루킹스 "대대적 관세부과 전세계 기업에 혼란"
사진=AFP
미국 경제를 필두로 세계 경제가 올해초 예상치 못한 순풍으로 소프트 랜딩으로 가고 있으나 미국 대선이 커다란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대대적인 관세 공약을 이행할 경우 전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2028년까지 연평균 0.8%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세계 무역에 던져질 충격파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 성장률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상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전망치에 따르면 이 같은 관세 부과로 중국 보다도 미국이 더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관세는 중국의 보복 관세를 부를 것이며 이는 2028년 차기 대통령 선거때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를 0.8%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타격은 이의 절반이고, EU와 일본이 그보다 조금 적게 GDP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추정이다.브루킹스 연구소의 웬디 에델버그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모리스 옵스트펠트의 공동 분석에서도 이 같은 대대적인 관세 부과 조치는 “전세계 기업에 혼란을 불러올 처방”으로 평가됐다.

유럽 지역은 제조업체들이 이미 수요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 상품이 관세가 높아지는 미국을 피해 유럽 및 기타 지역으로 유입될 경우 수요 부진을 겪는 국가들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대한 신념은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15일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열린 블룸버그 뉴스 편집장 존 미클스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관세가 높을수록 해당 기업이 미국에 진출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 목요일 유럽중앙은행(ECB)는 6월 이후 세번째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로서는 소프트랜딩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새로운 무역 전쟁은 소프트랜딩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중인 전쟁도 무역 전쟁의 폐해를 증폭시킬 전망이다.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하고 금융 시장이 안전자산 도피가 가속화될 경우 향후 4분기 동안 세계 경제 성장률에서 0.5%포인트가 줄고 인플레이션은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증가하는 공적 부채도 커다란 위험이 되고 있다. IMF는 올해 말까지 세계 공공 부채가 100조 달러(13경7천조원), 즉 세계 국내총생산의 93%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각국 정부가 차입을 줄이는데 나서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8일에 미국 정부의 부채 이자 비용 부담이 2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엄청난 예산 적자와 고금리가 결합된 결과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