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3분기 클라우드 매출 25% 늘어…독일 침체에도 성장

유럽 최대 기술기업인 독일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3분기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 호조를 기록하며 독일의 경제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AP는 21일(현지시간) 클라우드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오른 43억5100만유로(약 6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예상치인 43억6000만 유로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다. 향후 12개월 동안 예약된 주문량을 뜻하는 클라우드 백로그(밀린 주문량)도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154억유로(약 23조원)에 달했다.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84억7000만유로(약 12조6300억원)로 집계됐다.

크리스티안 클라인 SAP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의 클라우드 거래의 상당 부분에는 인공지능(AI) 사용 사례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에 신규 체결된 클라우드 거래 중 약 30%가 비즈니스 AI 사용 사례를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SAP가 강세를 보이는 클라우드 사업이 외부 연결 없이 자체 데이터만으로 구동되는 온프레미스보다 고객당 평균 지출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SAP는 3분기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어 올해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매출 전망을 약 290~295억유로에서 295~298억유로로 상향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 전망치도 170억유로에서 173억유로로 올려잡았다. 기업에 순유입되는 현금 규모를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35억유로에서 40억유로로 상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2년 연속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SAP의 가파른 성장세는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SAP 주가 추이 /자료=야후파이낸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3.54%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48% 상승했다. SAP는 최근 미국 검찰로부터 가격 조작 의혹 조사를 받고 있고, 인텔, 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의 주문이 줄며 타격을 입었지만, 3분기 실적 호조를 계기로 성장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도미닉 아삼 SA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이제 매우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내년도를 위해 성장 동력을 4분기로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