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테크닉스, 모로코에 '미디어 PV' 성공적 설치…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

개도국 공적개발원조 사업 일환
태양광 모듈·LED 미디어 융합
직접 전력 생산 디스플레이 작동
자연재해 정전 때 유용성 돋보여
한솔그룹 전기·전자 부품 제조기업인 한솔테크닉스가 자체 개발한 융복합 사이니지(광고용 대형스크린) 태양광 모듈 ‘미디어 PV’를 모로코 그린에너지파크에 성공적으로 설치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솔테크닉스가 자체 개발한 대형스크린 태양광 모듈 미디어 PV가 모로크 그린에너지파크에 설치됐다. 한솔테크닉스 제공

○공적개발원조로 모로코 진출

이번 프로젝트는 개도국의 산업 발전을 돕고 국내 기업의 수출 판로를 기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공적개발원조 사업인 ‘모로코 태양에너지 생산현장 애로기술지도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이 사업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책임기관으로 수행한다. 국내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모로코와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문가 파견, 비즈니스 포럼 개최,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6월 한솔테크닉스는 모로코 에너지광물수자원환경부 산하 기관인 신재생에너지연구소(IRESEN)와 태양광 모듈의 실증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충북 진천 한솔테크닉스 본사 외관에 사이니지 미디어 PV가 걸려 있다. 한솔테크닉스 제공
IRESEN은 모로코 에너지산업 중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특화한 연구기관이다. 태양광 산업의 정책과 산업기술개발, 고급인력양성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솔테크닉스는 IRESEN과 함께 모로코의 사막 지역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이후 출력 데이터 및 지리적 영향 등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북서부에 있어 일사량이 2500~3000 ㎾h/㎡에 달할 정도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에 최적인 입지로 알려져 있다.현지 준공식에서 IRESEN은 2030년까지 모로코 전력 발전원 52%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국가 목표를 수립하고 기존 옥외광고판을 미디어 PV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IRESEN은 “태양광 기술을 디지털 간판에 통합했기 때문에 옥외 광고에 대한 내구성 있고 친환경적인 접근 방식”이라며 “상업적 기능을 하는 동시에 친환경적이라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적 사이니지 기술로 각광

한솔테크닉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현지 EPC(설계·조달·시공) 업체를 통해 모로코 국회의사당에 미디어 PV를 설치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이를 모로코의 태양광 에너지 분야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한솔테크닉스 태양광 모듈의 강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솔테크닉스의 미디어 PV는 태양광 모듈과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를 융합한 제품이다. 낮에는 태양광 발전, 밤에는 LED 미디어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다. 직병렬로 연결해 여러 개의 모듈을 하나의 스크린으로 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일반 사이니지 제품은 화석 연료 기반으로 전력을 사용한다. 반면 미디어 PV는 친환경 태양광 발전을 통해 직접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 덕분에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 재해 발생 시 정전, 단전이 일어나도 피난자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킬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한편 한솔테크닉스의 미디어 PV는 올해 일본 공업신문사와 일본방재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한 ‘방재산업전 2024’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기존 피난재난용 표지판은 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지 않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 부분에서 한솔테크닉스 미디어 PV의 장점이 극대화되고 있어서다.

미디어 PV는 지난해 대구 그린에너지엑스포와 독일 태양광전시회에서 유럽,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공공시설 등 주요 건물에 미디어 PV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이번 모로코 실증단지 설치는 자사 제품의 기술적 경쟁력을 입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서의 시장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