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우리들의 가식을 들추는 '대학살의 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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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학살의 신'
두 소년의 다툼 해결 위해 만난 두 부모
정중하게 시작한 대화가 유치한 설전으로
인간의 허위 의식과 위선 꼬집는 작품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
위선·허상 꼬집는 블랙코미디로 정평
대표작으로는 '아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2월 3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작품은 두 소년의 다툼에서 시작한다. 11살 남자아이 둘이 놀이터에서 싸우다가 한 명의 이빨이 부러지는 사고가 벌어진다. 이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때린 아이의 부모인 알랭과 아네뜨가 이빨이 부러진 소년의 부모, 미셀과 베로니끄를 찾아간다.두 부부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반반하고 고상하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고, 교양도 갖춰 보인다. 이 모임도 처음에는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시작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들의 대화는 유치한 말싸움으로 변질되고, 이들의 치졸한 민낯이 점차 드러난다. 교양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가식과 위선을 유쾌하게 꼬집는 작품이다.
인간의 위선과 허상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작품으로 세계적인 극작가 반열에 오른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이다. 레자는 1959년 유대인 부모 아래서 태어났다. 1987년 '장례식 후의 대화'로 토니어워즈, 프랑스 최고 연극상 몰리에르상, 영국의 토니상까지 휩쓸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 공연계에서는 '아트'가 큰 인기를 끌어 한국 공연 애호가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극작가다.
2008년 희곡으로 발표한 '대학살의 신'은 2008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후 2009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2009년 토니어워즈 최고의 작품상, 여우주연상, 연출상까지 3관왕을 휩쓸고 영국의 토니어워즈로 불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상 최고의 코미디상까지 받았다. 2011년에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카니지' (Carnage, 대학살)라는 영화로 제작해 케이트 윈슬렛, 조디 포스터, 크리스토퍼 발츠가 주연을 맡았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