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강보험료가 이렇게 녹다니"…혼자 2500번 병원 간 50대

年 100회↑ '의료 쇼핑' 3년 새 6%↑
사진=연합뉴스
1년에 100회 넘게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이 최근 3년 사이 6%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한 50대 남성은 혼자 2500번 넘게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쇼핑의 심각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진료를 100회 초과해서 받은 인원은 총 54만26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보다 5.8% 늘어난 수준이다.지난해 100회 초과 외래진료 인원을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41만8042명)이 전체의 77.0%를 차지했다. 10세 미만의 100회 초과 외래진료 인원이 2020년 4999명에서 지난해 2만847명으로 4.2배로 불어 증가 폭은 가장 컸다.

지난해 가장 많은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50대 남성이다. 이 남성은 기타 연조직(힘줄·인대·혈관 등) 장애를 이유로 혼자서 병원을 찾은 횟수가 2535번에 달했다. 이는 365일간 매일 의료기관을 7회가량 방문해야 가능한 수치다. 이 남성의 지난해 총진료비는 3956만9000원이었고, 건강보험 급여는 2625만3000원이 지출됐다. 약 70%를 건강보험으로 해결한 셈이다.

지난해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1~10위 환자들의 1인당 연간 평균 진료 횟수는 연 1419회였다.'의료쇼핑'의 심각성은 외국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17.5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6.3회)의 2.8배로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누적 수지(보험료율 8%·국고지원 비율 14% 적용)는 2030년에 32조원 적자로 돌아서 2050년에 2518조원, 2060년에 5765조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박 의원은 "의료쇼핑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며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의료쇼핑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