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흑백요리사 우승자도 못 피한 '타투' 논란

부정적 여론에도 문신 인구 늘어
"비의료인 문신 시술 합법화 이뤄져야"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씨)은 방송 전후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논란을 빚었다. 팔목을 휘감고 있는 문신(타투)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 심사위원인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남들과 달라지고 싶다"며 문신을 새겼다고 설명했지만, '문신에 대한 선입견은 경험에서 온다'는 등 댓글이 달리며 비난하는 여론이 쇄도했다.

문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연한 상황에서 문신 시술은 더 대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산업이 커지는 가운데 현행법상 불법인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신 여론 엇갈려도...관련 산업 성장세 뚜렷

한국리서치가 지난 3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60%는 '문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부정적 인식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응답자의 경우 '문신이 혐오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이 71%에 달했다.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에게 쏟아진 비난처럼 문신을 개인의 인성과 엮어 보는 응답자도 많았다. 18~29세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60%가 넘는 응답자가 '문신을 한 사람이 불량하거나 무섭게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문신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지만,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기 위한 입법은 꾸준하게 이뤄졌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비의료인의 문신을 합법화하기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 11개의 법안이 발의됐다.한국타투협회에 따르면 문신 시장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 2000억 원에서 2022년 2조 원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 종사자도 약 12만명에 달하며 문신을 한 인구는 현재 1300만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알려졌다.

현재 대다수의 문신시술은 협회나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기술을 배운 개인들이 진행하는데 이는 모두 불법이다. 문신 시술은 현행법상 의료행위로 의사만 할 수 있지만 문신사로 활동하는 의사는 거의 없다.

의료계 반대로 좌초..."시장 커진 만큼 합법화 이뤄져야"

지속적인 시장 성장에도 의료계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신이 바늘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살갗을 뚫고 영구적인 색소를 주입하는 시술인 만큼 비의료인인 시술 시 부작용 관리가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이다.이시형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문신은 피부에 상처를 내고 이물질을 집어넣는 행위로 바늘에 의한 혈관이나 신경 손상, 감염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료 행위로 까다롭게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신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매달 2명 정도 내원하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규제가 이뤄지지 않은 채 합법화가 이뤄지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관련해 사법부의 입장도 갈리며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합법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 비의료인의 눈썹 문신 시술 적법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재판부가 신고되지 않은 문신업으로 5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낸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작년 12월 부산지법동부지원 형사1단독(박주영 부장판사)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반영구 화장 시술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냈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과도한 문신에 대한 시각적 위협, 사회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반영구 문신이나 타투를 경험한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문신사들에 대한 '불법 시술자' 인식은 부당하다"며 "사법부도 다른 판결을 낸 만큼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을 통해 합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