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헤즈볼라 하셈 사피에딘 사망 확인…하산 나스랄라 후계자

3주전 레바논 다히예 공습으로 사피에딘 사망
헤즈볼라 정보국장도 함께 제거돼
하심 사피에딘 / 사진=AP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었던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고위급 지도자를 잇달아 제거하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을 공습해 하심 사피에딘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IDF는 "3주 전 공격으로 사피에딘과 함께 헤즈볼라의 정보국장인 알리 후세인 하지마도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IDF는 "하심 사피에딘은 헤즈볼라의 전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의 사촌이었고 헤즈볼라 내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IDF는 사피에딘이 나스랄라가 레바논에 없는 동안 헤즈볼라 사무총장 업무를 대신 맡았으며 헤즈볼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슈라' 위원회의 일원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심 사피에딘 제거 소식을 알리는 이스라엘방위군(IDF) / 자료=이스라엘방위군(IDF) X 계정
IDF에 따르면 지난 4일 공습은 헤즈볼라의 지하 정보 본부를 표적으로 삼았다. IDF는 공습 당시 현장에 헤즈볼라 정보부 소속 요원 25명 이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피에딘은 공습 이후 연락이 끊겼지만, IDF가 3주 만에 죽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사피에딘은 헤즈볼라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적은 없으나 나스랄라를 이을 차기 지도자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레바논 언론 로리앙 투데이는 지난해 1월 헤즈볼라 전문가를 인용해 사피에딘을 "나스랄라 후계자로 지정됐지만, 선언되지는 않은 후계자"라고 설명했다. 사피에딘은 1964년 레바논 남부에서 태어났으며, 1980년대에는 이란의 종교도시인 콤에서 종교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2017년 5월에 그를 '특별 지정 세계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8일 사피에딘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나스랄라 후계자와 그를 대신할 잠재적 후계자도 제거했다고 밝혔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나스랄라, 나스랄라의 대체자, 그리고 대체자의 대체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사피에딘이 사망했다는 이스라엘군의 발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맹공격에 방향타를 잃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나스랄라와 사피에딘이 사망하며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이 유일하게 남은 헤즈볼라의 공식 고위 지도자가 됐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사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