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에서 소송으로 '무허가건축물 권리' 인정받은 K씨

K씨는 서울 한 재개발 조합의 사업 구역 안에 토지와 무허가건축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토지는 1987년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1988년 구로부터 토지 위에 건물 신축 허가를 받아 건물을 올렸다. 하지만 건축법상 준공 검사는 받지 못했다.

이후 K씨는 관할구청장에게 사업 구역 안에 있는 미준공 건축물을 재개발 사업에서 적법한 건축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질의했다. 구청장은 “무허가건축물 등(미사용 승인 건축물 포함)도 적법한 건축물로 인정받는 길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관리처분계획 열람·공고 기간 또는 감정평가금액 통보 시에 누락된 재산평가에 대해 관련 증빙자료를 첨부한 뒤 조합에 이의를 신청해 적법한 건축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회신했다.K씨는 이에 따라 재개발 조합에 구청장의 회신을 첨부해 무허가건축물을 적법한 건축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고,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공람 의견을 제출했다. 그런데 재개발 조합은 K씨를 분양 대상자로 포함하되 토지 또는 건축물 명세 내역에 K씨 건물은 제외한 토지만 포함했다. 이를 토대로 산정한 조합원 부담금 내역이 기재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다음 구청장으로부터 인가받았다.

K씨는 자신의 건물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은 사업 구역 내에 무허가건축물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재개발 조합은 건물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 반영해야 하는데 이를 누락했다는 주장이었다.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자신에 대한 권리가액 및 조합원 분담금 산출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존재해 무효라는 것이었다.

서울행정법원은 K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개발 조합이 구청장으로부터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 중 K씨에 대한 ‘조합원별 권리가액 및 조합원 분담금 산출’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법원이 K씨의 승소 판결을 선고한 근거는 이러했다. 항공사진에 건물이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 K씨가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한 내역이 있다는 사실, K씨가 토지 지번으로 전입 신고한 뒤 다른 주소로 전입 신고한 적이 없다는 사실 등을 인정한 것이었다. 해당 건축물은 원고가 신축을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건물이다. 관리처분계획상 ‘조합원별 권리가액 및 조합원 분담금 산출’ 부분에 원고의 권리 내역으로 반영돼야 함에도 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법원은 K씨가 구청장으로부터 회신받아 재개발 조합에 건축물에 대한 권리 인정을 요청했고, 해당 건축물이 관리처분계획 수립 때까지 계속 존재했다는 점 등도 인정했다. 재개발 조합이 재산세 납부 및 부과 내역, 항공 사진, 주민등록초본 등을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해당 건축물을 인정하지 않은 채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 것은 객관적으로도 명백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K씨 사례처럼 조합이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에 조합원 권리가 누락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관할구청장에게 질의해 유리한 회신 자료를 얻는 게 도움이 된다.만일 관리처분계획 공람 기간에 충분한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자신의 권리가 누락되면 이에 대한 무효 소송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고형석 법률사무소 아이콘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