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종료' 고려아연, 87만6000원에 마감…매수가 밑돌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일인 23일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89만원을 밑돌며 장을 마쳤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 결과로 영풍·MBK파트너스 측과의 승부가 판가름 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향후 주주총회에서 벌어질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앞으로 추가 장내 매수와 법정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날 주식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대비 2000원(0.23%) 오른 87만6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당초 최 회장 측은 '우군'으로 등장한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함께 전체 발행 주식의 약 20%인 414만657주를 자사주 매입 목표량으로 삼았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한 달여간 진행된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총 38.47%를 확보했다. 현재 33.99%인 최 회장 측보다 앞선 상태다.영풍·MBK 측은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향후 안정적 의결권 지분 과반 확보를 위해 장내에서 추가적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핵심 키 중에 하나로 주목받는 영풍정밀은 지난 21일 공개매수가 끝난 후 연이틀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날 17.51% 급락한 영풍정밀은 이날도 2.44% 내린 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낙폭을 7%대까지 키우기도 했다.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회장 측이 세운 제리코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는 549만2083주가 청약해 목표 물량인 551만2500주(발행주식총수의 35.0%)를 사실상 모두 채웠다.

이로써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로 확보, 영풍정밀 경영권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지난 22일 영풍과 MBK 측을 조사해 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마감일을 앞둔 시점에 영풍·MBK가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 지난 14일 끝난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로 투자자가 몰린 결과를 불러왔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 측이 1차 가처분 신청에서 기각됐던 주장들을 2차 가처분 신청서에 사실상 동일하게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고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주가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