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들 못 사서 난리"…석 달 만에 집값 껑충 뛴 동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정부의 대출 규제에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였지만, 강남 집값 오름세는 여전하다.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들의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 집값은 전주 대비 0.09% 올라 전주(0.11%)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면서 대출을 낀 매수세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다만 대출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현금 부자 매수세가 몰리는 강남 집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 집값은 0.23%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면적 131㎡는 지난 15일 54억9000만원(11층)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 7월 49억5000만원(6층)보다 5억4000만원 높고 이전 최고가인 50억3000만원(12층)보다도 4억6000만원 올랐다.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59㎡도 같은 날 23억3000만원(12층)에 손바뀜돼 직전 거래 23억원(11층)보다 3000만원 상승했다. 인근 '개포주공5단지' 역시 지난 19일 전용 53㎡가 22억47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전월 저층 실거래가인 22억3000만원(1층)과 비교해 소폭 높은 가격이다.

압구정동 개업중개사는 "이 동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됐더라도 현금부자들은 못 사서 난리"라고 설명했다. 개포동 개업중개사도 "5단지와 6·7단지 부근은 수인분당선 역세권인 노른자 땅"이라며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으면서 집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사진=한국부동산원
강남 다음으로는 성동구가 금호·행당동 역세권 위주로 0.19%, 용산구도 한강로·이촌동 대단지 위주로 0.18% 올랐다. 이어 마포구가 아현·합정동 위주로 0.14%, 서초구가 반포·잠원동 주요단지 위주로 0.13% 상승했고 영등포구가 영등포·여의도동 위주로 0.11% 오름세를 보였다. 광진구와 서대문구도 각각 광장·화양동과 북가좌·연희동 위주로 0.1%씩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규제 영향과 매도·매수인 사이 거래 희망가격 차이가 지속돼 매물이 적체되는 등 매수심리가 위축됐다"면서도 "일부 선호단지의 매매수요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서울 전셋값도 0.09% 상승했다. 성동구가 행당·하왕십리동 대단지 위주로 0.25% 뛰었고 강남구도 압구정·개포동 주요단지 위주로 0.16% 올랐다. 서대문구는 북아현·홍제동 역세권 위주로 0.15%, 은평구는 신사·불광동 구축 위주로 0.14% 상승했고 중구와 영등포구도 각각 황학·신당동 주요단지와 신길·대림동 위주로 0.13% 오름세를 보였다.부동산원은 "역세권과 신축 아파트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중심으로 매물부족 현상이 이어져 가격이 올랐다"며 "일부 외곽지역과 구축 아파트에서는 하락 거래가 발생하는 등 상승 폭은 지난 주 0.1% 대비 축소됐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