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가을, 서촌 한옥에서 펼쳐지는 신진작가 3인의 색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서촌 한옥
김연홍, 김보림, 진수영 ‘초대[招待]- INVITATION’ 전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올 가을 서울 종로구 서촌 한옥에서는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화려한 색감을 사용해 작품 세계를 펼치는 작가 3인이 모이면서다. 김연홍, 김보림, 진수영이 26일부터 시작된 ‘초대[招待]- INVITATION’ 전시를 통해 각자가 해석한 색채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꿈을 지을 공간 프로젝트’ 행사 중 하나로, 신진작가 3인을 한옥으로 초대하며 이뤄졌다. 모두 형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다양한 선들을 모아 색채를 쌓아올린 작품들을 선보이는 작가들이다.김연홍은 가상의 계절을 상상하며 회화를 그리는 작가다. 물감이 스며들고 퍼지는 기법을 사용해 상상 속 계절이 가진 가시적, 비가시적 요소를 캔버스에 풀어낸다. 형태 없이 오직 물감이 퍼질 때 만들어지는 우연성에 의존한 작품이다. 물감이 종이와 만나며 나타나는 현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김보림의 작품은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선명한 컬러가 특징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일상 속에서 잊고 살던 예리한 감각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그의 그림은 '날 것'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물인 꽃과 과일 작품을 진한 색감으로 선보인다.

진수영은 2007년부터 차를 우려낸 찻물로 티드로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고 깊은 색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티드로잉은 찻물이 흘러내리고, 마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흔적들도 작품 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형태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는 차의 색감이 캔버스 안에서 펼쳐진다.이번 전시가 열리는 서촌 한옥은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장소다. 성곽에 기대고 있는 고즈넉한 고택이다. 개성 넘치는 신진 작가들의 화려한 색감의 회화와 대비되는 고요한 매력을 가졌다. 전시는 다음달 1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