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6% 후진…현대차 "경영 고삐 다시 죌 것"

3분기 매출 4.7% 늘었지만
영업이익률 8.3%로 올 최저
해외판매 둔화·인건비 증가 탓

경영진 "자중하고 미래 준비
내부 혁신 통해 체질 개선할 것"
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동차 판매는 줄었는데 인플레이션 여파로 비용은 더 들어서다. 현대차는 내년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영 고삐를 다시 조이기로 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이익률

현대차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9283억원, 3조58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4.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올 1분기(8.7%)와 2분기(9.5%)보다 떨어졌다. 매출은 증권사 추정치와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3000억원 이상 적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주춤한 걸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3분기 해외 판매 대수는 84만1907대로 1년 전보다 4.2%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국내를 포함한 전체 판매 대수도 101만1808대로 작년 3분기(104만5510대)보다 3.2% 줄어들었다.

글로벌 판매 둔화는 판매 인센티브 증액을 불렀고, 인플레이션은 인건비 상승을 부추겼다. 매출에서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작년 3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 원가율도 80.2%로 0.8%포인트 올랐다. 북미에서 판매한 그랜드싼타페(맥스크루즈)의 엔진 보증을 연장해주며 3200억원을 부채로 잡은 것도 이익을 갉아먹었다.판매는 줄었지만 매출은 늘었다. 인기가 좋아 할인해줄 필요가 없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를 많이 팔아서다. 현대차가 3분기에 판매한 차량 10대 중 6대는 SUV, 1대는 하이브리드카였다.

○“잔치는 끝났다”

현대차는 다시 신발 끈을 고쳐매기로 했다. 내년 경영 상황은 올해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약진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축소 가능성, 미·중 갈등과 중동 전쟁 같은 불안정한 국제정세 등 악재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현대차 임원회의에서도 “자만할 때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럿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근원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주요 부품 및 원자재 구매 시스템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눈앞의 미래로 다가온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시스템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고, 수소 시대도 준비하기로 했다. 인도 등 ‘뜨는 시장’ 공략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 자동차 회사 간 실력 차가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