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 해외서 불티나더니…도시가스기업, 식품회사 품는다

삼천리, 성경김 먹나

성경식품 지분 100% 인수 추진
▶마켓인사이트 10월 25일 오후 3시

도시가스업체인 삼천리가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성경식품을 2000억원대에 인수한다. 삼천리는 이번 인수로 외식·식품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도시가스사업에 몰린 매출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성경식품 처분에 나선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천리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 추진된 성경식품 매각 작업 과정에서 농심 등이 삼천리와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다. 성경식품 지분 100% 가격은 2000억원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성경식품은 1981년 대전 시장의 작은 김 가게로 출발해 동원과 CJ에 이은 국내 조미김 시장 3위 회사로 발돋움했다. 한국 김이 해외시장에서 인기몰이하자 실적도 뜀박질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97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2022년(29억원)보다 세 배 이상 불었다.국내 1위 도시가스 기업인 삼천리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성경식품 인수를 추진 중이다. 차이797과 호우섬, 서리재 등은 이 회사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다. 삼천리는 성경식품 인수로 외식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성경식품 인수를 삼천리의 3대 경영승계와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삼천리의 공동창업주 이장균 명예회장의 장손인 이은백 삼천리 사장은 그룹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의 여동생인 이은선 삼천리 전무는 그룹의 미래사업을 담당한다. 이 전무는 삼천리의 외식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을 주도했다. 성경식품 인수도 이 전무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천리 관계자는 “인수를 검토 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