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이익률, 테슬라도 추월…기아 올 사상 최대 '실적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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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 전망 110兆로 상향기아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10조원, 13조원으로 높여 잡으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0.9%로 테슬라(10.8%)를 제치는 등 경영 효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기아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합산 매출은 3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완성차 업체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2조8813억
이익률 10.9%로 업계 최고 수준
"현대차 합산 올 매출 300조 육박"
5000억 자사주 절반 연내 소각도
○혼류 생산 등 유연한 대응 ‘성과’
기아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각각 110조원, 13조2000억원으로 높여 잡는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전망치(매출 101조1000억원·영업이익 12조원)보다 각각 8.8%, 10%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도 0.1%포인트 오른 12% 이상으로 예상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58조원에서 110조원으로 두 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3조원으로 약 6배 증가하는 셈이다.기아가 실적 전망치를 높여 잡은 건 3분기까지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다. 중국발 저가 전기차 과잉 공급에도 불구하고 기아의 3분기 매출은 26조51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8% 늘었다. 영업이익도 2조8813억원으로 같은 기간 0.6% 증가했다. 창사 이후 3분기 최대 실적이다.
기아가 시장에 내비친 자신감의 원천은 높은 수익성이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9%로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다. 현대차(8.3%)와 제너럴모터스(8.4%)는 물론이고 돈 잘 벌기로 유명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제쳤다. 기아는 2022년 4분기부터 여덟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수익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2위 향한 도전에 속도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그동안 기술 기반 차별화, 원가 혁신 노력의 결과인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고 그로 인해 브랜드력이 키워지면서 소비자 신뢰를 얻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최근 전기차 캐즘 등에도 기아는 혼류 생산 등 시장 변화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는 내부적 여건이 다른 기업보다는 기본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폭스바겐이 최근 생산 비용이 높은 독일 공장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현대차·기아와의 2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올해 처음으로 280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262조원) 썼던 창사 이후 최대 실적 기록을 또 갈아치우는 것이다. 합산 영업이익은 3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판매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1억유로(약 1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한편 기아는 이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해 올해 상반기 매입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중 절반(218만7785주)을 연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절반은 이미 5월에 소각했다. 현대차·기아가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사상 처음으로 3분기에 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4조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1.6% 증가한 986억원을 기록했다.
전장 부품 중심의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공급 증가와 원가 절감을 통한 전반적 수익성 개선 활동이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 대상 핵심부품 수주도 3분기까지 23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며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