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쇼핑하면 무슨 재미?"…카톡 열면 'AI 짝꿍' 생긴다

카카오, 'AI 커머스 MD' 예고
이르면 다음 달 중 출시 전망
와인·선물탐험 등 AI 기능 시험
AI 이용 거래액, 전체 10% 상회
사진=카카오 제공
졸업을 앞둔 조카에게 줄 선물로 고민 중인 A씨. 그는 10대 여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이나 유행을 전혀 알지 못하지만 카카오톡을 열고선 고민을 덜었다. 카카오가 이르면 다음달 중 출시할 'AI(인공지능) 커머스 MD' 서비스에 기대하는 '쇼핑 친구'의 모습이다.

카카오 "나만의 AI 쇼핑 메이트 출시" 예고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 2024'를 통해 AI 커머스 MD 출시를 예고했다. AI 커머스 MD는 카카오톡 내에서 이뤄지는 관계와 선물을 주고받는 맥락, 트렌드를 고려해 적절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AI 커머스 MD로 카카오톡 사용자 간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프카카오 기조연설에서 "지인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 전에 주고받았던 선물을 토대로 생일 외에도 집들이, 졸업, 결혼과 같이 다양한 선물을 주고받는 맥락에서 트렌드 기반으로 분석해 추천해주는 나만의 AI 쇼핑 메이트"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그간 커머스 부문에서 AI 기능을 적용한 서비스를 시도해 왔다.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AI 챗봇 서비스 'AI 와인탐험'이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음식과의 페어링, 상황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기능이 강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집에서 해물파전과 함께 마실 와인 추천을 요청하면 "해산물의 풍미를 잘 살려주고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좋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2만~10만원대 와인 3종을 제시한다. 챗봇은 "와인을 마실 분의 나이와 성별을 알려주시면 조금 더 맞춤형 추천을 드릴 수 있다"고 덧붙인다.

추천에만 그치지 않는다.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해 구입·수령·배송 등도 이뤄지도록 했다. 추천된 와인에 표시된 '선물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AI 와인·선물탐험' 도입…상황·취향 맞춰 상품 추천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토대로 맞춤형 선물을 탐색하도록 지원하는 'AI 선물탐험'도 선보였다. 선물하기에 들어가면 화면 상단 가장 오른쪽 탭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선물을 받을 지인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찾아 추천한다. 지인과 그간 주고받았던 선물이나 상대방이 받고 싶은 선물을 표시해둔 '위시리스트'를 종합해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선택한 조건, 서비스 이용내역 등을 기준으로 상품 가중치가 매겨지고 이에 따라 동일한 추천 상품 목록이 있더라도 노출 순서가 달라진다.

추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경우엔 '이런 선물은 어때요' 영역에서 추가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선물을 사기 위해 선물상자에 담았을 땐 '함께 선물하기 좋은 상품'을 추천해 다른 사용자들이 구매한 내역을 볼 수 있다. 모두 AI가 적용된 기능이다. 카카오는 AI 선물탐험을 시범 도입했을 당시 "이용자 행동, 구매 정보를 활용해 개개인에게 적합한 검색 결과를 정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AI 거래액 10% 넘어…'쇼핑 메이트' 이르면 내달 공개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체 거래액 가운데 이처럼 AI 서비스를 이용해 발생한 거래 비중은 10%를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선물하기는 서비스 다양화에 힘입어 거래액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AI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커머스 부문 성장폭이 한층 커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2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커머스 통합 거래액은 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다.

올 3분기 커머스 매출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영향권 밖이었던 데다 추석 연휴가 맞물렸고, AI로 기능을 다양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커머스 MD는 조만간 일반 사용자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 내에선 이미 테스트 중이다. 빠르면 다음 달부터 일반 사용자들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서비스를 통해 선물을 고를 때 고민은 줄이면서도 선물을 받는 분은 더 행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