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에 뒤진 해리스…'바이브 세션'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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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엔 해리스가 4%포인트 앞섰지만
21~22일 조사에선 트럼프가 2%포인트 앞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인들 경제공약에 더 민감해져
해리스, 이렇다 할 눈에 띄는 경제 공약 못 내놔

2%포인트 앞선 트럼프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X가 이달 21∼22일 이틀간 전국의 투표 의향 유권자 1244명을 상대로 실시해 23일 공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대 49%로 해리스 부통령에 앞섰다. 오차범위(±2.5% 포인트) 내 차이이긴 하지만 지난달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4% 포인트 차로 앞섰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나가는 것은 다른 여론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7%)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5%)보다 2% 포인트 많았다. 이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후보에 포함한 결과다.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제외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양자 대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로 해리스 부통령(46%)을 3%포인트 앞섰다. 지난 8월 WSJ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는데 이번에는 양상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부문에서 뒤처진 해리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에 대해 유권자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이미 15~20% 오른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영향도 크다. 미국의 9월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25만 4000명 늘어나는 등 노동시장도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왔지만 미국인들의 체감 경기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침체(recession)’와 체감 경기를 뜻하는 ‘분위기(vibe)’를 합쳐서 ‘바이브 세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WSJ의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유권자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유권자보다 10% 포인트 많았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긍정적이라는 응답보다 4% 포인트 많았다.이 같은 정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시간 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과 함께 지난 17일부터 닷새간 미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44%가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43%에 그쳤다. 응답자 중 45%는 자신이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만들어줄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는데 이는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해리스 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는 37%였다. 로스 경영대학원의 에릭 고든 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기려면 경제 외의 문제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