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은 '다르나' 했더니…尹 지지율 빠질 때 웃지 못했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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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갈등에 '다르나' 했지만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의 수장이 된 지 곧 100일을 맞이한다. 당 대표로서 최근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을 수성하며 리더십을 입증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가 계속 남아있다. 지난 7월 당선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는 미래로 간다. 변화를 시작한다"고 말했으나, 여론조사 지지율만큼은 지난 3개월간 윤 대통령과 함께 하락하면서 '커플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추세적으로 운명공동체 경향
與 지지기반 확장에 제동 걸려
특히 세부 지표에서 대체로 윤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 변화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3개월 지지율 성적표
尹 지지율 빠질 때 韓도 웃지 못했다
한국갤럽의 10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떨어진 20%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와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오른 30%로 더불어민주당과 동률을 기록했다.이번 주 조사만 언뜻 보면 '디커플링' 현상 같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한 대표가 취임한 직후 발표된 지난 7월 4주차 조사와 비교해보면 3개월간 윤 대통령 지지율이 8%포인트 빠지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5%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포인트 올랐다.세부 지표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체로 연동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갈등 양상으로 결을 달리 하는 것 같지만, 지지율 지표는 운명공동체적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온다. 특히 한 대표가 전당대회 전부터 강조해온 수도권·중도·청년층에서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으로 관련 지표들은 모두 윤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내림세다.지역별로는 인천/경기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8%포인트 빠지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10%포인트 빠졌다. 충청권 지지율은 윤 대통령이 13%포인트, 국민의힘은 12%포인트 떨어졌다.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윤 대통령은 12%포인트, 국민의힘은 8%포인트 하락했다. 그나마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6%포인트, 12%포인트 빠질 때 국민의힘은 변화가 없었다.
한 대표 취임 후 여성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 지지율이 11%포인트 빠질 때 국민의힘도 10%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낙폭 정도는 덜하지만, 본래 10%대 초반으로 낮았던 18~29세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반 하락했다.직업별로도 자영업(윤석열 대통령 -10%포인트·국민의힘 -12%포인트), 전업주부(윤석열 대통령 -20%포인트·국민의힘 -13%포인트) 등에서 같은 경향성을 보였다.
보수층만 남고 떠났다
그나마 한 대표를 지키고 있는 것은 보수의 지지다.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67%다. 이는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인 59%보다 높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보수층에서 8%포인트 빠질 때, 국민의힘은 변화가 없었다.그러나 중도층에서는 윤 대통령이 8%포인트 내릴 때 국민의힘도 같은 수준인 7%포인트가 하락했다. 진보층에서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가 내렸다. 보수층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분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중도층과 진보층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 전체 지지율은 3%포인트 올랐고, 지역·성·연령·직업·성향별 세부 지표에서는 사무/관리와 보수층(각각 -3%포인트)만 빼고 다 올랐다.
지지기반 확장의 문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안 변한다는 것을 상수로 놔야 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패배나 윤 대통령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게 한 대표 승리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도 한 대표의 패배가 윤 대통령의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치라는 것은 얼마나 지지기반을 넓히느냐다. 지지기반을 넓히는 정치세력은 살고, 좁히면 다 죽는다. 이건 예외가 없다. 윤 대통령도 극히 좁혀놓고 있고, 한 대표도 친한(친한동훈)계만 가지고 돌파하겠다(는 입장인데) 둘 다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김건희 여사 문제도 더 부상하고 있고, 윤한 갈등의 피로도 있다"며 "장기화하면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기사에 언급된 여론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2.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