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개복 수술까지"…불혹 앞둔 전보람, 건강검진 '충격'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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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근육세포 증식해 발생하는 '자궁근종'
위치·크기 따라 증상 달라…절반은 '무증상'
"정기 검진 중요…임신과 연관성 확인 안 돼"
"마지막 건강검진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바빠서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도 2차까지만 맞았다"고 밝힌 전보람에게 담당 의사는 "물혹이 커지거나 악성이 될 수 있어 6개월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며 1년마다 정기적으로 검사하라고 당부했다.
자궁 근육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종양인 '자궁근종'은 흔히 '물혹'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양성이란 점에서 방심하기 쉽지만,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아 뒤늦게 발견할 경우 자칫하면 개복 수술로도 이어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63만8683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3만2446명(36.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20만377명(31.4%), 30대 10만4844명(16.4%) 순이었다. 환자 10명 중 8명가량이 30~50대였다.자궁근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 월경통, 골반 압박감, 빈뇨 등이 꼽힌다. 그러나 환자의 절반가량이 증상을 느끼지 못해 정기적으로 검진받지 않으면 물혹의 존재를 알기가 어렵다. 물혹이 생기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서도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위험한 자궁근종은 내막 안쪽으로 튀어나와 자라는 '점막하근종'이다. 자궁 밖으로 튀어나와 자라는 '장막하근종', 자궁 근육층 속에 위치하는 '근층내근종'과 달리 내막과 가장 가까운 곳에 물혹이 위치한다는 점에서 크기가 작아도 심각한 통증과 출혈이 유발될 수 있다.이승호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악성 종양으로 변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별다른 일이 아닌 것처럼 넘기기 쉽지만, 점막하근종의 경우엔 충분히 위협적"이라며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질 경우 신속하게 내원해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여성들이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지만 자궁근종은 폐경 전에 생길 경우 과하게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도 물혹이 생기고, 이후에 과하게 커지는 원인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이 커 가족력이 있는 여성에게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여성 호르몬 이상도 한 가지 원인이란 분석이 있지만, 이 역시도 인과 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치료와 관련해서는 "최소한 1년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으면 물혹이 과하게 커지기 전에 미리 발견해 약물적 치료를 먼저 시도해볼 수 있다. 만약 이를 방치해 과하게 커질 경우 물혹을 떼는 수술을 해야 한다"며 "보통 내시경 수술을 하지만, 만약 직경 10cm가 넘어가면 개복까지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자궁 물혹이 난임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경험적인 추론에 따라 물혹 때문에 불임이나 난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실제로 임신 중에 물혹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