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1960년대부터 미국 흑인 빈민 지역에서 지역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해온 로버트 우드슨에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흑인들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들어봤다. 미국 CBS뉴스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90% 대 9%로 이겼다. 올해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78% 대 15%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개 경합주에서 흑인 남성 4명 중 1명은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Jason L. Riley WSJ 칼럼니스트
'트럼프 호시절' 기억하는 흑인들
우드슨은 이 문제가 해리스에게만 국한됐다고 보지 않았다. 흑인 유권자들은 트럼프 정부 때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이 경선에서 탈락하지 않았더라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팬데믹으로 경제가 멈추기 전, 트럼프 정부에서 흑인 근로자의 인플레이션 조정 주간 소득은 12.5% 증가했다. 당시 백인 근로자는 7.9% 늘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조정 주간 소득은 흑인이 1% 미만 증가했고, 백인은 1.5% 감소했다.우드슨은 해리스가 내놓은 ‘흑인 남성을 위한 공약’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흑인 기업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해리스의 문제는 민주당이 노동계급 유권자에 대해 직면한 광범위한 문제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만난 흑인 남성들은 시카고와 보스턴, 캘리포니아 같은 곳에서 이민자들이 무료 휴대폰과 주택을 받는 것에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발언과 그의 범죄 유죄 판결 등에만 맹공을 퍼붓고 있다.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인 여성을 지지하길 거부하는 흑인 남성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우드슨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애틀랜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 흑인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 흑인 여성이 시장에 당선된 사례가 많아서다. 메릴랜드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흑인 민주당 후보 앤절라 알소브룩스는 공화당의 래리 호건 전 주지사를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
민주당은 흑인 인구가 30% 이상인 조지아와 20%에 달하는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흑인 지지율이 조금만 하락해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현재 패닉 상태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흑인 인구가 적은 경합주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도시 지역에서 커다란 우위를 점해야 한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이 두 가지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인종보다 더 나은 삶이 중요
아이러니하게도 해리스의 문제는 그를 위해 싸우는 남자들일지 모른다. 오바마 정부 시절은 유권자에게 그리 멀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많은 흑인들이 흑인을 대통령 집무실에 앉혀 놓고 그저 최선을 다하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흑인 미국인들은 오바마 정부보다 트럼프 정부에서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서 이런 성과가 반복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의 시도를 보고 싶어 하는 흑인 유권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이다.원제 ‘Why Are Democrats Losing Black Vo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