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우크라 무기 지원땐 강력 변수될 것…'대리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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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병력을 보낸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대응에 외신들의 이목이 쏠렸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결정한다면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남북 간 '대리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개입은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수십 년에 걸쳐 북한과 대치하면서 강력한 무기고를 구축해 왔다"며 "이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미 정치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 제러미 찬은 이 매체에 "한국의 무기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력과 공격력을 막대하게 보강해 줄 잠재력이 있다"며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등 세계적인 수준의 시스템들이 대기 중이다. 서울은 우크라이나에 절실한 155mm 포탄을 이미 지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 연구소의 한국 전문가 엘렌 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엔 북한의 무기 및 전술에 대한 정보 제공도 포함될 수 있다"며 "또 한국은 전쟁에 참전하길 원하지 않는 북한군을 상대로 심리적인 작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언론발표를 갖고 "(한국은)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단 대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그런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며,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북 협력에 기해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외신들은 한국이 이번 대응에 신중모드로 임하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한국이 전쟁 중인 외국에 군사지원을 보내는 것을 오래 금지해 왔다""며 한국이 적극적인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인기가 적으며 민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관련 법을 페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만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을 높이려면, 북한의 행동이 한국의 국가 안보에 더 명확하고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이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직접 무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위협'이 러시아에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 미국과 중국이 무력 충돌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의 개입으로 인해 한국 또한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은 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두려워하나'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에 더 이상 먼 나라의 일이 아니게 됐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대가로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 현금과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에 대한 노하우 등은 북한이 이미 한국에 제기하고 있는 위협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가디언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이 이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국경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의 사설을 인용해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더 이상 한국과 관련이 적은 분쟁이 아니라는 신호"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현실화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남북 간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국제 관계학 교수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에 포탄을 판매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군사 지원을 하고 있으며, 북한은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돕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직접 전달한다면 이는 '두 개의 한국'이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두드러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개입은 강력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수십 년에 걸쳐 북한과 대치하면서 강력한 무기고를 구축해 왔다"며 "이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미 정치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분석가 제러미 찬은 이 매체에 "한국의 무기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력과 공격력을 막대하게 보강해 줄 잠재력이 있다"며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등 세계적인 수준의 시스템들이 대기 중이다. 서울은 우크라이나에 절실한 155mm 포탄을 이미 지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 DC 소재 전략·국제문제 연구소의 한국 전문가 엘렌 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원엔 북한의 무기 및 전술에 대한 정보 제공도 포함될 수 있다"며 "또 한국은 전쟁에 참전하길 원하지 않는 북한군을 상대로 심리적인 작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언론발표를 갖고 "(한국은)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단 대원칙을 갖고 있었는데,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그런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며,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북 협력에 기해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다면 우리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또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외신들은 한국이 이번 대응에 신중모드로 임하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한국이 전쟁 중인 외국에 군사지원을 보내는 것을 오래 금지해 왔다""며 한국이 적극적인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인기가 적으며 민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관련 법을 페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만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을 높이려면, 북한의 행동이 한국의 국가 안보에 더 명확하고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이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직접 무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위협'이 러시아에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 미국과 중국이 무력 충돌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의 개입으로 인해 한국 또한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국은 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두려워하나'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에 더 이상 먼 나라의 일이 아니게 됐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는 대가로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되는 현금과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잠수함에 대한 노하우 등은 북한이 이미 한국에 제기하고 있는 위협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가디언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이 이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국경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자지 코리아타임스의 사설을 인용해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더 이상 한국과 관련이 적은 분쟁이 아니라는 신호"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현실화하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남북 간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국제 관계학 교수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에 포탄을 판매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간접적으로 군사 지원을 하고 있으며, 북한은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돕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직접 전달한다면 이는 '두 개의 한국'이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두드러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