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산림치유…탐방객과 이용자 폭발적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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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4개소 치유의 숲 운영산림청이 산림치유에 특화된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의 64%인 산림을 국민 치유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어서다. 산림청은 산사태, 산불, 병해충 등의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방어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치유 인프라를 확충해 국민의 여가와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요구에 앞서 보다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해 국민을 숲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치유지도사 3000명 양성
치매·임산부에 건강 증진 효과
산업화 위한 법적 뒷받침
지역 문화·관광과 연계되면
더 큰 부가가치 창출 가능
28일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고령화 사회와 2018년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오는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산림청은 2005년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후 ‘치유의 숲’과 ‘산림치유지도사’ 등의 제도를 법제화했다. 민간에서는 2006년 산림치유와 관련된 많은 전문가가 모여 한국산림치유포럼을 설립했고, 연구와 활동들을 이어 나가고 있다.산림청은 산림치유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인프라를 확대해 왔다. 현재 전국에 54개소의 치유의 숲이 운영되고 있으며, 3000여 명의 산림치유지도사를 양성했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등록된 산림치유 관련 업체 수는 122개에 달한다.
산림치유 시설을 찾는 탐방객 수와 프로그램 이용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탐방객 수는 2013년 78만 7000명에서 2016년 114만 4000명, 2019년 186만 1000명, 2022년 297만 명에 이어 지난해 254만 3000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프로그램 이용자도 2013년 5만 9000명에서 2016년 16만 명, 2019년 32만 명, 2022년 33만 6000명에 이어 지난해 39만 5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처럼 산림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산림은 햇빛, 경관, 온도, 피톤치드, 먹거리, 소리, 습도, 음이온 등 건강에 대한 대부분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요소들은 건강증진, 쾌적함, 면역력 향상과 같은 인체의 반응을 일으킨다. 산림을 활용한 치유 활동은 질병 치료행위가 아닌 건강의 유지를 돕고, 면역력을 높이고 있다.산림을 이루고 있는 녹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산림의 계절감은 인간의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집중시켜 피로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과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이다. 피톤치드는 염증을 완화하며, 산림 내 공기에 존재하는 휘발성의 피톤치드는 인간의 후각을 자극해 마음의 안정과 쾌적감을 가져온다. 일상생활에서 산성화되기 쉬운 인간의 신체를 중성화시키는 음이온은 산림의 호흡작용, 산림 내 토양의 증산작용, 계곡 또는 폭포 주변과 같은 쾌적한 자연환경에 많은 양이 존재한다. 산림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인간을 편안하게 하며, 집중력을 향상하는 비교적 넓은 음폭의 백색(white sound)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산림의 소리는 계절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며, 봄의 산림 소리는 가장 안정된 소리의 특징을 보인다.
지난해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70세 이상 치매 위험군 어르신을 대상으로 산림 치유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인지 선별검사(CIST) 총점이 10% 높아졌다. 특히 기억력은 24%, 상황 인지능력(지남력)은 8%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치유는 임신부의 태교와 난임 우울증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산림청은 국공립 치유의 숲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임신부의 숲 태교 참여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지수는 14.8% 개선됐고, 태아와의 애착도는 13.4% 증가했다. 난임 스트레스 척도도 5.1% 개선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치유가 산업화로 발전되도록 관련 법 제정 등 다각도로 정책적 뒷받침해야 한다”며 “산림치유가 지역을 기반으로 문화·관광 등과 연계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