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가능성 0%"…500g도 안 되던 '세 쌍둥이'의 기적

세 쌍둥이의 가족들이 이대서울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생후 100일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이화의료원
임신 22주 4일 만에 각각 440g, 540g, 460g의 체중으로 태어난 세쌍둥이가 모두 건강하게 퇴원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28일 이대엄마아기병원은 임신 22주차에 이 병원에서 태어난 세쌍둥이(남아 1명·여아 2명)와 산모가 지난 14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세쌍둥이를 임신한 A씨는 조기 진통으로 입원 치료 중 갑작스러운 진통을 겪고 이대엄마아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경아 고위험 산과 센터장은 이른 주수에도 출산이 임박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하고 응급수술을 결정했다. 이 센터장은 "자궁수축억제제 사용에도 조절되지 않는 진통과 자궁경부 개대를 동반한 조기 진통으로 판단하고 세쌍둥이의 안전한 분만을 위해 응급 제왕절개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2주 4일 만에 태어난 세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관련 통계가 없을 정도로 높지 않았다.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주산기는 임신 22주부터로 정의되는데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 있게 나타난다. 24주 미만 미숙아의 생존 가능성은 20% 전후에 불과하다.이들의 치료는 이른둥이 치료 경험이 풍부한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맡았고, 세쌍둥이 모두 70여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이후 세쌍둥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고, 첫째와 둘째는 입원 중 합병증 없이 각각 생후 120일·140일 만에 각각 2.3kg·2.2kg으로 몸무게가 늘어 퇴원했다. 셋째는 뇌실 내 출혈이 생겼지만 적절한 조치를 받아 생후 140일 만에 2.5kg으로 퇴원했다.

심소연 고위험신생아 집중 치료센터장은 "세쌍둥이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다 함께 100일 잔치를 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것은 기적과도 같다"며 "힘든 기간을 견딘 세쌍둥이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5월 진료를 시작한 이대엄마아기병원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위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외에도 소아흉부외과·소아영상의학과·소아외과·소아신경외과·소아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전문과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박미혜 이대엄마아기병원장(산부인과 교수)은 "엄마와 아기가 보다 안전하게 출산하고 편안하게 병원에 머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