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당선시 美정부 예산 2조달러 삭감 가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7일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달러(약 2770조원)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 유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6조5000억달러의 예산을 낭비했는데 이 중 얼마나 줄일 수 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적어도 2조 달러는 뽑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군중들의 환호에 “모든 정부 지출은 세금”이라며 "여러분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2조달러는 연방정부 전체 예산의 3분의 1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만큼의 정부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서는 복지 예산을 상당 부분 삭감해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 연방 정부 예산은 약 6조7500억달러였는데, 이 중 사회보장(1조4600억달러), 의료(9120억달러), 의료보험(메디케어·8740억달러) 등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조달러는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전체 1년 예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회보장 예산을 제외한 연방 의무 지출을 삭감하기 위해서는 상원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의회가 승인한 예산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히며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대통령이 의회 승인 예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발언은 의회가 특정 목적으로 설계한 자금을 축소, 지연, 제거하기 위해 대통령이 따라야 하는 절차를 명시한 1974년 ‘의회 예산 및 압류 통제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을 낳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과감한 재정 개혁을 주도할 ‘정부효율부’를 창설하고 머스크 CEO가 이를 이끌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날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정부효율부가 정부 지출 낭비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가 여러분의 주머니에서 떠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만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 CEO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펜실베니아 지방검찰은 28일 머스크 CEO가 7대 경합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트럼프 지지 PAC(정치활동위원회)의 청원에 서명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루 1명씩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를 상금으로 주는 행위에 대해 “의심할 여지없는 불법”이라며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도 머스크 CEO의 이번 행위는 연방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