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롱도르에 로드리…레알 마드리드 단체 보이콧 '경악'

맨시티 '승리 요정' 로드리 발롱도르 수상
레알 마드리드, 수상 불발 기류에 보이콧

로드리. / 사진=EPA, 연합뉴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승리 요정' 로드리(28·스페인)가 2024 발롱도르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발롱도르는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식으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축제로 통한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자신들 소속 선수가 수상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행사를 보이콧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조롱 대상이 됐다.

로드리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023~2024시즌을 가장 빛낸 남자 선수로 우뚝 섰다. 발롱도르는 유럽축구연맹과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자타공인 축구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다. 올해로 68회째를 맞았다.

올해 시상식 에서는 2023년 8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쳐 최종 후보에 오른 30명 가운데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로드리가 선택받았다. 로드리는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 이후 64년 만이자,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에 이어 역대 3번째 스페인 출신 수상자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2024 발롱도르에서 남자 선수 부문 1위 한 로드리(왼쪽), 2위와 3위를 한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주드 벨링엄은 불참했다.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로드리는 2023~204시즌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을 지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이끌었다. 해당 시즌 최종 기록은 50경기 9골 14도움. 이에 로드리는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로드리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뛴 EPL 174경기에서 팀은 단 19패만 당했고, 로드리가 선발 출전한 경기는 52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기도 했다.

로드리는 지난 7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조국 스페인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며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이로써 로드리는 2023~2024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EPL 우승,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에 더불어 유로 2024 MVP를 휩쓸어 유력한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부상했고, 마침내 '가장 빛나는 별'로 우뚝 섰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로드리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명문 구단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들 팀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브라질) 수상 불발 기류에 발롱도르 행사를 보이콧하는 '옥에 티'를 남겼다. 구단 측은 AFP 통신에 "기준에 따라 비니시우스가 수상자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을 수상자로 선정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발롱도르는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로드리는 시상식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불참에 대한 질문에 "저는 제 클럽과 저를 축하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그들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이 불참한 건 그렇다 쳐도 단체로 보이콧하는 건 처음 본다", "상 안 준다고 구단이 보이콧하다니", "매너가 없다" 등 반응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