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산림조합이 꾸민 '숲마을'…연 100만명 찾는 도시속 힐링 명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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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해읍에 4만3621㎡ 규모포항시산림조합의 ‘숲마을’이 연간 100만 명이 찾는 힐링 명소이자 산림을 주제로 한 새로운 복합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목원 분위기의 대형 카페
로컬푸드·나무시장 볼거리 가득
대한민국 산림 대전환의 모델
포항시 흥해읍 대련리에 4만3621㎡ 규모로 2017년부터 조성된 숲마을에 들어서면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상설 나무시장에는 잣나무, 닥나무 등 조경수와 감·대추·살구 등 과실수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수목원을 옮겨놓은 듯한 숲카페는 도시에서 만나기 어려운 ‘산소카페’다. 숲카페와 숲마을에는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공간에 1만여 종의 나무와 꽃이 식재돼 있다. 21~23대 조합장을 맡고 있는 손병웅 조합장(사진)이 만든 국내 최초의 산림복합문공간이다. 임산물 전시판매장, 로컬푸드 직매장, 송이수매장, 가족 숲놀이터, 야외공연장, 유기동물입양센터, 명삼쉼터 등 볼거리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방문객은 지난해 100만 명을 돌파했다.
○포항 숲카페, 입소문 타고 전국서 견학
포항시 산림조합의 숲마을이 이처럼 전국적 명소가 된 비결은 쾌적한 공간 속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손 조합장은 “국내 어느 조합이나 지자체가 시도하지 않은 산림복합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프랑스에서 유명한 ‘제3의 공간’ 같은 장소다. 이색적인 공간으로 소문이 나면서 방문객뿐만 아니라 견학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역외 산림조합은 물론 포스코나 포항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필수 코스다. 지난 25일에는 8개국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들이 견학을 다녀갔다. 조합원의 임산물 판매를 돕기 위해 만든 뷔페는 질 좋은 식사와 저렴한 가격에 하루 평균 7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전원주택에 심을 나무를 보러 자주 온다는 이한식 씨는 “식사와 카페뿐만 아니라 나무시장과 숲 놀이터를 거닐면서 공연과 전시도 볼 수 있다”며 “미래형 산림복합문화공간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포항의 일월문화원은 이달 16일 숲마을 대강당에서 고두현 시인을 초청해 강연회와 시 낭송, 시인의 시집 <오래된 길이 나를 바라볼 때>의 사인회 등을 열었다. 문화예술공연과 전시로 숲마을 강당과 숲카페, 공연장은 산림복합문화공간의 매력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문화예술 베뉴로도 인기 … ‘산림대전환’의 모델
포항시산림조합의 이런 독특한 경영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산림대전환의 모델로 떠올랐다. 조합이 기계면에 운영하는 목재자원화센터는 국내 최초로 버려지던 목재를 부가가치가 높은 칩이나 펠릿으로 바꾸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사업’에 도전해 성공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만 연간 6만t을 공급하고 있다. 2012년 7억원에 불과하던 센터 매출이 지난해 147억원으로 20배 이상 늘었다. 손 조합장은 경상북도와 함께 선도산림경영단지(사업비 70억원), 경상권역 임산물 물류 터미널(100억원), 경상권 목재 자원화 센터(100억원) 등 국가 공모사업도 잇따라 유치해 전국 최고의 산림조합으로 발전하고 있다.손 조합장은 “미래 자원인 산림을 통해 수익보다는 조합원과 시민을 위해 서비스를 늘리자 조합의 경영과 미래도 탄탄해지고 있다”며 “흑자경영과 축적되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산림산업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의 자산은 지난해 1576억원으로 2015년 대비 3.6배, 출자금은 약 133억원으로 6.8배 증가했다. 조합원(준조합원 포함)은 1만1385명에서 1만5928명으로 늘었다.
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