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건축가 '장 누벨' 손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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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설립 40주년패션 명품 브랜드의 일석이조 문화 마케팅
2025년 연말 새롭게 탄생,
파리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
파리 14구에서 파리의 중심 1구로 이전
프랑스 패션 명품 브랜드가 재정적인 협찬과 후원으로 프랑스 문화재 복원과 예술 분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디오르는 수십 년 전부터 베르사유 궁전 복원 사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샤넬은 이번 아트 바젤이 열렸던 그랑팔레의 대규모 복원 공사를 후원하였으며 지난 9월 파리 패션 위크에 그랑팔레에서 샤넬 SS25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2014년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 파리에 오픈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공간으로 탄생했고 파리 쁘랭텅 백화점과 구찌, 발렌시아가 등의 럭셔리 브랜드 소유 그룹인 케링(Kering)의 설립자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는 2021년 옛 상업 거래소(Bourse de commerce) 건물에 피노 컬렉션 미술관을 오픈하여 그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까르띠에(Cartier) 인터내셔널 회장이었던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은 예술가 세자르(César)의 제안으로 1984년 10월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을 파리 근교에 위치한 소도시 주이 엉 조자스(Jouy en Josas)에 설립하여 프랑스 및 해외 유명 예술가뿐만 아니라 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였고 그 후 현대 미술의 후원자로 인정받는 최초의 프랑스 민간 기업이 되었다.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3번째 주소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였다. 이를 기념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2025년에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또 한 번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맡게 되었다. 현재 파리 14구에 위치한 미술관은 진행 중인 섬유미술 작가 올가 드 아마랄 (Olga de Amaral)의 전시를 마지막으로 2025년 3월 17일에 문을 닫게 된다.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1994년 주이 엉 조자스에서 파리 14구에 유리와 철재로 이루어진 장 누벨이 디자인한 신축 건물로 이전했다. 그 후 지난 10년간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예술가를 위한 창의적인 공간이자 예술과 일반 대중이 만나는 장소로 탄생하였고 예술 후원에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큐레이터가 엄선한 소장품은 지난 40년간 재단이 후원한 전 세계 작가 500여 명의 작품 약 4000점에 달하고 있다.바로크 양식의 프루스트 안락의자를 화려한 패턴으로 장식한 이탈리아 디자인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의자, 미국 영화감독 다비드 린치의 작품, 모던 라이프 프랑스(2008)와 다이어리(2012) 등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유명한 프랑스 매그넘 소속 사진작가 레이몽 드파르동의 사진 시리즈, 그리고 한국 박찬우 감독과 박찬경 작가 형제의 판문각을 담은 단편 영화 <격세지감>까지 소장품 목록은 너무나 다양하고 풍부하다.2025년 말 오픈할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새 주소는 루브르 박물관 맞은편으로 피노 컬렉션 미술관에서 도보로 5분, 프랑스 문화 예술청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
이 건물은 그랜드 루브르 호텔 (Grand Hôtel du Louvre)로 1852년에 설립되었고,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호텔 1층에 루브르 백화점이 오픈되었다. 그 후 백화점은 큰 성공을 거두어 1877년 건물 전체가 백화점으로 탈바꿈되었다. 1977년까지 백화점으로 영업하다가 그 후 루브르 앤티크 매장으로 변경되었었다.2억 3천만 유로에 달하는 건축비를 투자하여 2019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2025년에 완공을 예정하고 있다. 건물 외부는 1852년 당시의 오스만 스타일을 그대로 복원하고 전시장 내부만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장 누벨은 밝혔다.
새로 오픈할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8500m2 중 6500m2가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300m2 규모의 교육 공간, 120석 규모의 강당, 서점, 레스토랑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 미술관 내부에는 최대 11미터 높이의 수직 오픈 공간과 5개의 이동식 플랫폼(1500m2)을 포함해 다양한 조합의 전시 구성이 가능해 예술가들에게 유동적인 창작 전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장 누벨은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미래로의 교차점>이며 파리의 새로운 유산으로 <21세기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연말 오픈을 기념하기 위한 첫 전시에는 재단 소장품 4000점 중 선택된 약 600-1000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공간은 40년간 현대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친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새 본거지가 될 것이다.파리=정연아 패션&라이프스타일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