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첨단산업 유치 위해 유럽에서 '잰걸음'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방문 첫 일정
마틴 코허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 장관 만나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인 김동연(사진 왼쪽) 경기도지사가 2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마틴 코허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 장관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 글로벌 협력 강화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오는 11월 2일까지 경기도대표단을 이끌고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등 유럽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첫 일정으로 오늘(현지시간 10월 28일) 비엔나에서 마틴 코허 오스트리아 노동경제부 장관을 만났다고 29일 밝혔다.

김 지사는 도내 기업의 유럽 진출을 위한 가교역할 수행을 위해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앞서 김 지사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뉴욕 등 동부 지역을 방문해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총 2조 1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성사했다.

김동연 지사는 코허 장관과의 회담에서 "오스트리아는 많은 히든 챔피언을 가진 산업 강국"이라며 "오스트리아 기업의 경기도 진출 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행정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인 강소(强小)기업을 말한다.오스트리아는 히든 챔피언을 무려 171개(2021년 기준) 보유해 전 세계 4위를 점하고 있다.
또 경기도에는 이미 오스트리아의 히든 챔피언이 진출해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1945년 설립된 사출성형기 전문제조업체 엔겔(ENGEL)로 평택에 한국엔겔기계를 만들어 아시아 시장 생산기지로 삼고 있다.

경기도에서 고용을 창출(직원 170명)하고 지난해 13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기도와 히든 챔피언 모두에게 '윈-윈'인 셈입니다.이 밖에 화성시 동탄의 플란제(정밀소재 기업), 성남 판교의 팔핑거(크레인 제조) 등도 경기도에 진출해 있는 오스트리아의 히든챔피언들이다.

김 지사는 이러한 히든 챔피언의 경기도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회담에서 △전기자동차 부품 △제약-바이오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뷰티산업 등 네 가지 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김 지사는 "네 가지 분야 외에도 다른 분야에서 추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양측 협의 채널을 만들기 희망한다"라고 밝혔다.코허 장관은 김 지사의 제안에 "말씀하신 (네 가지) 분야는 오스트리아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라면서 "서로 중점 분야에 대한 관심이 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의 큰 교역국이자 오스트리아와 가치-규범을 공유하는 나라"라면서 "오스트리아 기업(히든챔피언)은 한국으로, 한국기업은 오스트리아로 서로 투자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코허 장관은 그러면서 상호 협의 채널을 만들자는 김 지사의 제안에도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 "오스트리아와 경기도 간 비즈니스포럼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가 제안한 네 가지 협력 분야 가운데 전기자동차 부품, 제약-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은 경기도와 오스트리아의 주력산업이다. 김 지사는 이에 더해 뷰티산업을 양측이 나란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았다.

오스트리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1억 7000만 유로(3조 2502억 원, 2023년)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한낮에 햇볕을 즐기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한국산 스킨케어와 선크림 등이 인기 제품이다.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더글러스(Douglas)는 온라인 몰에 K-뷰티 테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도내에는 국내 화장품 제조업의 약 37%(1541개 사)가 자리해 있다. 'GA(경기도-오스트리아)'의 파트너십이 강화되면, 넓은 유럽 화장품 시장으로 도내 뷰티 기업의 진출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지사는 취임 후 "경기도를 기업과 사람이 몰려드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경기도는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 유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히든 챔피언의 성공모델을 공유하는 것 역시 도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도내 기업들에 유럽 진출 기회 제공은 경기도를 '스타트업(startup)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김 지사의 비전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