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전 '청와대 습격' 부대 후신…침투·파괴가 주특기인 폭풍군단

'러 파병' 특수작전군 정체는
김정은 최측근 김영복이 지휘
1차 파병만 1만2000여명 규모
"과거보다 전투력 저하" 분석도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 /사진=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 캡처
북한 특수작전군은 제11군단 예하 10개 여단, 각각 2개의 해상 및 공중저격여단 등으로 구성되며 전체 인원은 20만 명 수준이다. 북한에서 ‘폭풍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제11군단의 전신은 1968년 청와대 습격 사건을 주도한 특수 제8군단이다. 북한 파병부대는 제11군단을 모체로 구성됐으며 초대 사령관에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상장)이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복은 제11군단장을 지내는 등 특수전 및 합동작전에 정통한 인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다. 김정은이 김영복을 파병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깊게 관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3월 7일 김정은의 서부지구 훈련기지 시찰 때 바로 옆에서 수첩을 쥐고 지시를 받는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은 후방 침투 및 교란, 시설 파괴 등 주로 ‘적지 종심 작전’(적 전투력의 중추부를 타격하는 작전)에 특화된 정예 특수작전군을 파병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수작전군은 북한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국경 통제 임무에 순환 배치돼 탈북자 감시 등 경계 임무를 수행한 탓에 전투 감각이 떨어졌다는 평이 많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의 작전 환경이 대부분 평지이고 무인기 등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산악 지형에 특화된 북한 특수작전군의 일반적인 임무 환경과도 차이가 크다.

따라서 북한 특수작전군은 자폭 드론 등 신형 전투 장비 운용 및 지형 숙지와 같은 필수 전시 교육을 거쳐 전투 감각을 끌어올리고 점진적으로 러시아군과의 연합태세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일부 특수작전군은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우선 투입돼 국경 통제, 우크라이나군 후방 퇴로 차단, 게릴라 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1만2000명 규모로 예상되는 북한군의 1차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황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쿠르스크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 작전적·전술적 차원의 기여가 예상된다. 하지만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는 물론 서방과의 평화협상에 대비해 북한군 파병 인원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