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신사업 속도…AI 반도체 필수 부품 양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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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커패시터 양산 시작삼성전기가 고밀도 에너지 저장을 위한 반도체 소자인 실리콘 커패시터를 4분기부터 양산한다고 29일 발표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기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비교해 발열 및 전력 소비량이 적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으로 불린다.삼성전기가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전자부품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김태영 삼성전기 기획팀장(상무)은 “실리콘 커패시터, 전자장치용 하이브리드 렌즈,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을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며 “실리콘 커패시터는 고성능 컴퓨팅 칩의 패키징을 위한 기판에 적용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리콘 커패시터는 일본 무라타, TDK 등 글로벌 전자부품 업체들이 차세대 시장으로 낙점하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커패시터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일종의 축전기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다. 커패시터를 세라믹 대신 실리콘으로 제작하면 AI의 빠른 연산을 저전력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도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6.4%씩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사 고객 확보
3분기 영업이익은 20% 증가
전고체 전지 2026년 생산 목표
전장용 하이브리드 렌즈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양산 및 사업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기존 카메라 소재인 유리와 플라스틱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전고체 전지 사업의 경우 웨어러블 초소형 기기 시제품 등을 고객사와 테스트 중”이라며 “2026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이 우수하며 각형, 원형 등 다양한 형태 제품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김 상무는 “이들 사업 외에 코닝이 지배한 글라스 기판 사업에서도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등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가 미래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력은 안정적인 실적이다.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조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20% 증가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4분기에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으로 전 분기 대비 약세 가능성이 있으나 고부가 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의 성장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