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금융당국 '전세대출 엇박자'

HUG, 자본확충 전격 연기

국토부 "전세대출 재원 필요"
금융당국 "가계빚 따져봐야"
디딤돌대출·DSR 이어 혼란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이 디딤돌대출 축소 번복 사태에 이어 이번엔 전세대출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재원 확충 여부를 두고 국토부와 금융위원회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다. 정부의 ‘오락가락’ ‘엇박자’ 가계부채 대책이 반복되면서 시장과 소비자의 혼란만 증폭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계부채와 관련한 컨트롤타워 부재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도 많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HUG는 이날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작업을 전격 중단했다. 당초 HUG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한 뒤 다음달 5일 발행할 계획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주 금융당국으로부터 관계부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HUG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자본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핵심 업무인 전세대출 및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국토부와 HUG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의 판단은 딴판이다. HUG의 자본 확충이 자칫 전세대출을 확대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본다. 금융위 관계자는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빚 관리 등도 함께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금융위는 올 들어 가계부채 급증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위가 가계대출을 억제할 때도 국토부는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정책대출 공급을 확대했다. 올 9월까지 디딤돌·버팀목 잔액 증가분만 30조원에 달한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27조8000억원)을 웃돈다.

장현주/강현우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