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르면 내가 떨어진다"…한미반도체·한화인더 왜

SK하이닉스 HBM 장비 경쟁
한미반도체, 핵심공정 독점
한화인더는 신규계약 기대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진입과 수성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 핵심인 열압착(TC) 본더 시장에서 기존 독점사 한미반도체와 신생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한화인더) 주가가 엇갈리는 게 대표적이다. 한화인더는 100%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를 통해 SK하이닉스에 TC 본더 납품을 시도 중이다.

30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4% 상승한 9만63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AI 밸류체인이 상승 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HBM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도 2.47% 상승했다. TC 본더 시장에서 한미반도체와 경쟁 관계인 한화인더는 이날 6.74% 급락했다. 한미반도체 주가가 뛰면서 한화인더 투자 심리가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TC 본더 납품사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날에는 한화인더가 9.3% 상승했고, 한미반도체는 3.04% 하락했다. 한화인더가 10.28% 급등한 이달 8일엔 한미반도체가 3.07% 빠졌다. 한화인더의 SK하이닉스 ‘퀄 테스트’(품질 인증) 탈락설이 돈 17일엔 한화인더가 10.78% 폭락한 반면 한미반도체는 6.99%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화인더의 강한 부인에도 한 증권사에서 품질 인증 탈락설을 보고서에 그대로 실었다가 수정했고, 한미반도체의 견제설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증권가에 퍼졌다.

한미반도체는 올 3분기 매출 2085억원, 영업이익 9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47.6%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HBM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SK하이닉스 또한 3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을 뛰어넘으면서 밸류에이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에 따라 주가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