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풍요의 시대 그대로…'위대한 미국의 누드' 연작, 톰 웨슬만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붉은 립스틱을 칠한 금발 여성, 코카콜라와 맥주로 가득한 가정집 냉장고, 성조기를 상징하는 빨강·파랑·하양의 과감한 색채….

톰 웨슬만(1931~2004)은 가장 미국적인 팝아트 작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평화와 풍요가 겹친 미국의 호시절을 묘사했다. 그의 ‘위대한 미국의 누드’ 연작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선거 구호로도 등장하는 ‘위대한 미국’ 이미지 그 자체다.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군 복무 중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역 후 뉴욕으로 거취를 옮기면서 순수예술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대표작은 1961년부터 총 100점의 연작을 그려낸 ‘위대한 미국의 누드’ 시리즈다. 성조기의 빨강 파랑 하양 등 색감과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성 해방 사상을 결합한 작품이다. 작가는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활용한 ‘인테리어(Interior)’, 여성의 가슴 형태로 자른 캔버스에 그린 ‘시스케이프(Seascape)’ 등이다.

웨슬만 별세 2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품 150여 점을 중심으로 후대 팝아티스트를 함께 조명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4일까지.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