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쇄신 외친 韓 "국민 우려 해소없인 개혁 못해"

국민의힘 대표 취임 100일 회견

"대통령실, 변화의 길 가고 있어
특별감찰관 추진, 관철될 것
김여사 문제 내달 매듭 지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 완수를 위해 당정의 ‘상생’을 강조했다. 30일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성과 등을 강조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김건희 여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존 주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확전을 피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과제에 대해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비록 소수당이지만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 여당”이라며 “(당정이) 서로 시너지를 이루고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당정 갈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원팀’ 결속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대통령실도 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본다”며 “저희가 요청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당 지지율은 오르는 현상에 대해서도 “한쪽만 낮다고 분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2년 반 동안 우리는 정부와 함께 좋은 나라를 만들고 국민의 좋은 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길로 가기 위해서는 민심에 부응하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선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며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정권 재창출 주체가 국민의힘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우선 과제로는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을 꼽았다. 그는 ‘국민이 우려하는 지점’을 묻는 질문에 “김 여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있고, 그 문제가 주요한 부분이란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특별감찰관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의 문제를 예방하는 기관이고, 지금 그런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첫걸음이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미루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해 오지 않았던 특별감찰관을 우리가 자발적, 주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감찰관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김 여사 특검법을 자체 발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뒀다. 내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원내·원외의 구분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의 위기 극복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위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규정을 고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지금 단계에서 이렇다 저렇다 할 단계가 아니다. 당심과 민심이 정할 문제”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