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AI 데이터센터와 발전 사업에 69조원 쏟는다

"데이터센터 개발, 이젠 부동산 사업 아니다"
에너지 전문 사모펀드 ECP와 합작
4년간 500억달러 투입 예정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전력 공급 계약 덕분에 부활하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미들타운 인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진=AFP
KKR이 에너지캐피탈파트너스(ECP)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와 전력 생산 프로젝트에 총 500억달러(약 69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KKR은 세계 3위권에 드는 대체투자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3분기말 운용자산이 6240억달러(약 860조원)에 달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AI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미국 전력망 기반 시설이 부족한 상황을 활용해 수익을 내려는 전략이다.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각지에 발전소와 송전 시설을 건설하고 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자금은 향후 4년간 투입될 예정이다.ECP 창립자이자 수석 파트너인 더그 킴멜만은 "전력 문제는 AI 산업 기반시설의 가장 큰 병목지점"이라며 "자본 수요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KKR 발데마르 슐레작 디지털인프라 본부장은 "데이터 센터 개발은 더 이상 부동산 사업이 아니며 전력 확보가 최우선인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KKR과 ECP는 이미 AI 관련 기반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KKR의 인프라 사업은 5년 전 130억 달러에서 현재 770억달러로 급팽창했다. ECP는 미국 최대 전력 발전 회사 중 하나인 칼파인을 비롯해 다수의 화력 발전소와 재생 에너지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발전소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킴멜만은 “천연가스는 간헐적인 재생에너지를 매우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모펀드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로 재생 에너지 및 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빅테크 기업들도 최근 탄소배출이 적은 전력원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은 원자력 발전을 온라인으로 가동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프로젝트는 검증되지 않은 차세대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재정적 및 기술적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