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나쁜 남편·천재 화가…두 얼굴의 디에고 리베라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일생에 큰 사고를 두 번 당했다. 하나는 교통사고였고, 다른 하나는 디에고를 만난 것. 비교하자면 디에고가 더 끔찍했다.”

고통이 키운 위대한 화가 프리다 칼로(왼쪽)는 생전 이런 고백을 남겼다. 예술적 영감을 준 배우자이자 라틴 아메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 디에고 리베라(1887~1957·오른쪽)와의 만남은 칼로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멕시코 과나후아토에서 태어난 디에고는 일찌감치 예술적 재능을 드러냈다. 멕시코시티 국립 미술학교를 마친 그는 이탈리아 여행 중 접한 르네상스 프레스코화에서 영감을 받아 커다란 화면을 채우는 벽화를 연구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정립했다.

멕시코로 돌아온 그는 민중화가들과 다양한 벽화를 선보였다. 노동자, 농민 같은 소외된 계층의 서사와 전통을 벽화 소재로 삼아 20세기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위대한 예술가인 동시에 칼로의 남편으로도 기억된다. 지나칠 정도의 여성편력을 보여준 그는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에도 스물두 살의 칼로가 반할 만큼 매력이 뛰어난 예술적 소울메이트였다. 다음달 6일 개봉하는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는 디에고와 칼로의 관계를 다룬 영화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