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인구 5%가 외국인…한국도 이젠 다인종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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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종·다문화 국가경남 김해에는 ‘김해의 이태원’이라는 별명이 붙은 외국인 거리가 있다. 김해 지역 사업체의 30% 이상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식당, 휴대폰 판매점, 환전소, 행정업무 대행 사무소 등이 들어서면서 이국적 상권을 형성했다. 충북 음성은 ‘작은 아시아’로 불리는 지역이다. 음성 인구가 9만 명 정도인데 14.8%가 외국인이다. 대형마트에 가면 베트남, 태국, 네팔 등에서 들여온 곡물과 향신료가 목 좋은 진열대에 배치돼 있다.
외국인 246만 명 … 2년 연속 사상 최다
한국이 ‘다인종·다문화 국가’에 진입할 날이 머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총인구의 5% 이상이 외국인이면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이르면 올해 이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행정안전부의 ‘2023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3개월을 초과해 국내에 장기 거주한 외국인 주민은 245만9542명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하며 대구 인구수(237만9188명)를 넘어섰다.외국인 주민은 국내 총인구(인구주택총조사 기준 5177만4521명)의 4.8%로 집계됐다. 역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근로자’와 ‘유학생’이 1년 전보다 각각 16.6%, 8.9% 많아진 것이 전체 인구수 증가 추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을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외국인 주민이 1년 전보다 7% 이상 늘었다. 증가율은 전남(18.5%), 경남(17.0%), 울산(15.6%)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았다. 증가 인원은 경기(5만8294명), 경남(2만1942명), 충남(1만9583명) 순이었다.외국인 주민의 57.8%는 수도권에 살고 있었다. 가장 많이 거주하는 시군구는 안산(10만8033명)이며, 화성(7만60711명), 시흥(7만4653명), 수원(7만1392명), 부천(5만863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지역이 모두 경기도다. 중소기업 공장이 몰려 있어 일자리가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대변혁 … 사회통합 정책 시급”
제조업, 건설업, 농어업 등 산업현장 곳곳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굴러가기 힘든 상황이다. 배를 만드는 조선사인 한화오션은 직원 안전교육 교재를 베트남어, 네팔어, 중국어 등 7개 언어로 만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지방 대학도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외국인 주민이 1만 명 이상이거나 인구 대비 5% 이상 거주하는 시군구를 뜻하는 ‘외국인 주민 집중 거주지역’은 1년 새 30곳 늘어난 127곳이었다.인구구조의 대변화를 맞고 있지만 사회·문화적 통합과 관련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동력 유치 중심이던 이민정책을 체류, 영주, 귀화 등 전 과정에서 이들이 우리 사회에 녹아들도록 하는 통합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