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지 생시인지" 소프라노 조수미, 눈물 글썽…관객도 '울컥'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 없다" 눈물 글썽인 조수미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마지막 무대 장식
아리랑·그리운 금강산에 관객도 '울컥'
유럽 한복판서 빛난 K-클래식
소프라노 조수미가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공연을 마치고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빈=최혁 기자
열창을 마친 소프라노 조수미의 눈가엔 눈물이 글썽였다.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각국에서 모인 한인 동포 경제인들을 관객으로 놓고 한국 가곡 등을 마음껏 부른 그는 "이보다 더 감격스러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에서 만난 조수미는 "이 장소가 어떤 곳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공연이 열린 곳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공연장으로 매년 1월1일 신년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다. 조수미는 "문화예술 중심지인 빈, 그 중에서도 뮤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대한민국 이름을 걸고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고 앞서나가는 분들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한국경제신문과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주최한 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마지막 일정으로 체코 브루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조수미 협연을 내걸었다. 경제적인 성과에 국한되지 않고 문화 예술과 조화를 이뤄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뮤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체코 브루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최영선)의 연주에 맞춰 꽃구름 속에 노래를 부르고 있다. 빈=최혁 기자
조수미는 이날 체코 브르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브루노필은 1870년대 설립된 이후 체코 주요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루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브루노필은 1956년 첫 해외 투어를 시작으로 각국에서 700회 이상의 무대를 선보이는 악단이다. 최근에는 내한 공연도 진행했다. 2부에서 무대에 오른 조수미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 중 '모두가 알고 있지',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중 '빌야의 노래'와 '입술은 침묵하고' 등을 열창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박수가 끊이지 않자 앙코르곡 '라데츠키 행진곡'과 '그리운 금강산'으로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조수미는 드니제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 레하르 빌랴의 노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등을 불렀다.

체코 브루노 필하모닉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과 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이 모든 선곡에는 조수미가 관여했다. 그는 "고전 음악을 하는 빈에서 우리나라 음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었다"며 "아리랑 같은 노래는 대한민국을 알리면서 전통을 잃지 않는 노래"라고 소개했다.유럽에 주로 거주하는 조수미는 "1983년 이탈리아에 처음 유학왔을 때만해도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었다"며 "요즘은 어디를 가든 K열풍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공연 종료 직후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를 통해 장학금 1만 유로(약 1500만원)를 전달했다.

빈=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