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밖 생명체를 찾아서 유로파·타이탄…달보다 더 먼 우주로

'심우주 탐사선' 르네상스

'유로파 클리퍼' 발사 성공
달보다 작은 위성이지만
두꺼운 얼음층 아래에
깊은 바다 존재 가능성

2028년 타이탄 향해
'드래곤플라이' 출격
태양계 유일 대기 존재

태양 탐사도 순항 중
'파커 솔라 프로브'
내달 610만㎞ 초근접
태양풍 비밀 밝힐지 주목
스페이스X의 스타십 5차 시험 발사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우주선 ‘유로파 클리퍼’의 발사가 연이어 성공했다. 각각 화성과 목성을 타깃으로 한 프로젝트다. 과학계에선 ‘다행성 인류(Multi-Planetary Species)’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행성 인류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미래 비전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 지구보다 두 배 큰 바다 가진 유로파 들여다본다

1일 NASA에 따르면 최근 유로파 클리퍼가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에 장착돼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 탐사하기 위해 발사된 유로파 클리퍼의 높이는 5m, 전체 길이가 30.5m로 NASA가 탐사 임무를 위해 만든 우주선 중 가장 크다. 유로파 클리퍼는 5년 반 동안 29억㎞를 이동해 2030년 4월 목성 궤도에 진입한다. 그 후 약 4년간 표면 위 25㎞ 고도를 50회 가까이 돌며 위성 전체를 스캔한다.

이 우주선에는 표면을 고해상으로 촬영할 카메라와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할 분광기, 얼음 투과 레이더, 지하 바다 내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한 자력계와 중력 측정기, 얼음 온도와 물의 분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열 측정기 등 9개의 장비가 탑재됐다. 이 장비를 통해 지하 바다의 염분 농도와 성분을 알아내고 생명체 존재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유로파 지름은 3122㎞로 달(3400㎞)보다 작다. 지구로 치면 지각이라고 할 수 있는 20∼30㎞에 달하는 두꺼운 얼음층이 표면을 덮고 있다. 얼음층 아래에는 100㎞가 넘는 깊이의 바다가 형성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의 비티아스 해연 깊이가 11.034㎞인 점을 비교하면 유로파 협곡은 차원이 다르다.과학계는 목성의 강한 중력이 유로파를 밀고 당기면서 마찰열이 발생했고, 이 열이 유로파 땅속 얼음을 녹여 지하 바다를 형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파 지하 바다 규모는 지구 바다(14억㎦)의 두 배가 넘는 30억㎦로 추정된다. 달보다 작은 유로파가 지구보다 많은 물을 품은 셈이다. NASA가 태양계 천체 중 유로파를 콕 집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이탄 탐사선 ‘드래곤플라이’와 태양 탐사선 ‘파커‘

NASA는 2028년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이자 태양계에 존재하는 전체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를 보유한 타이탄에 ‘드래곤플라이’ 드론을 투입하기로 했다. 도착 예정 시기는 2034년이다. 드래곤플라이는 대기를 가진 타이탄의 특성에 맞춰 제작됐다. 수직 이착륙과 동력을 사용한 완전 제어 비행이 가능하다.

2040년에는 또 다른 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에서도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지구에서 토성까지 약 16억㎞를 이동하는 로봇 탐사선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지름이 500㎞에 불과한 엔셀라두스는 원래 큰 주목을 받는 위성이 아니었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엔셀라두스에서 물을 분출하는 간헐천을 발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과학계는 이곳에 생명체에 꼭 필요한 물, 유기물, 열원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NASA가 2018년 8월 발사한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태양계 탐사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소형 자동차 크기(3m)인 파커는 태양 표면에 가장 가까이 간 탐사선이다. 지난 6년간 20번 가까이 태양에 접근했다. 다음달 24일엔 태양 표면에서 610만㎞ 떨어진 지점을 목표로 근접 비행에 나선다. 이때 파커의 최고 속도는 시속 69만㎞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뉴욕에서 영국 런던까지 30초 만에 이동하는 속도다.

파커의 임무는 태양의 대기인 코로나가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 높은 이유와 태양풍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다. 태양풍은 엄청난 태양에너지를 내뿜어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통신 시설을 마비시킨다. 이미 파커는 지난해 3월 태양 표면 코로나 구멍에서 고속 태양풍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파커 프로젝트에 참여한 누르 라우아피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연구원은 “연말에 파커가 거의 태양 표면에 착륙한다”며 “1969년 인류의 첫 달 상륙만큼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연말 혹은 내년 초에 달 착륙선인 오디세우스를 두 번째로 발사하며 달 탐사에 속도를 낸다. 두 번째 발사의 착륙 목표 지점은 섀클턴 크레이터, 세 번째는 라이너 감마다. 특히 섀클턴은 물 얼음 탐사, 지형 적합성, 지구 통신 밑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스티브 알테무스 인튜이티브머신스 최고경영자(CEO)는 섀클턴 임무가 심우주 경제를 지원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