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에 쫓기자…구형 K메모리 '출구 전략'
입력
수정
지면A1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부 D램 감산SK하이닉스가 레거시(구형) D램의 비중을 연말까지 20%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 6월 말(약 40%) 대비 절반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일부 D램 생산량 조절’을 언급하는 등 K반도체가 ‘전략 대전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추격에 한때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던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할 첨단 반도체 투자를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PC 수요 부진에 中 저가공세 겹쳐 공급 과잉
HBM 등 고부가 반도체 투자 위한 '배수의 진'

한국 기업이 이처럼 ‘출구 전략’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메모리 기업의 물량 공세가 거세진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중국의 D램 시장 점유율 전망치는 11.8%로 1분기 점유율(10.1%)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중국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범용 제품 가격은 매달 급락하고 있다. 범용 낸드(128기가비트 MLC)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9월 11.4%, 10월 29.2% 폭락했다. 범용 D램(DDR4 8기가비트) 가격 역시 9월에 17.1%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격차를 벌리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