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풍선효과'…시중銀 눌렀더니 지방·2금융 '쑥'

5대銀 10월 증가폭 1.2조로 급감
2금융권은 2조 가까이 폭증한 듯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 인상과 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주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출 수요가 여전히 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심해졌다. 확 꺾일 것으로 예상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732조812억원이었다. 전월 말(730조9671억원)보다 1조1141억원 증가했다. 9월(5조6029억원)에 비해 월간 증가폭이 5분의 1로 축소됐다.5대 은행을 빠져나온 대출 수요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농·수·신협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으로 몰렸다. 지방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사는 공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대출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보험계약대출, 카드론 등 ‘불황형 대출’ 증가폭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2금융권에서만 지난달 가계대출이 2조원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 대비 크게 줄어들었지만, 지방은행과 2금융권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며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5조2000억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정의진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