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年 1000시간 넘게 사용…'꿈의 현미경' 2029년 청주에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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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1.1조 들여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패권을 쥔 대만 TSMC가 매년 1000시간 이상 사용하는 장비가 있다. 방사광가속기다. 일본이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할 때도 방사광가속기를 쓴다.
방사광가속기 건설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개발 핵심 장비
태양보다 1조배 밝아
초미세 관찰 가능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때 발생하는 방사광(X선)을 활용해 물질의 초미세 구조를 관찰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물론 2차전지, 바이오 등 산업에 두루 쓸 수 있는 ‘꿈의 현미경’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지부를 찍은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실질적으로 이끈 장비로도 유명하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제10차 다목적방사광가속기(조감도) 구축사업 추진위원회를 열어 2029년 이 가속기를 완공하는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애초 1조454억원을 들여 2027년 완공할 예정이었는데 이보다 1189억원 더 많은 1조164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장치 및 시설 상세설계와 재료비 변동 등을 반영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간 사업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던 장치 발주 및 기반시설 공사를 이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속기는 충북 청주에 부지면적 54만㎡, 연면적 7만㎡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가속기 형태는 싱크로트론(원형 가속기)이다. 빔 에미턴스는 0.1나노미터(㎚)·라디안(Rad) 이하다. 빔 에미턴스는 방사광가속기의 성능 지표로, 전자빔의 단면적과 퍼짐을 나타낸다. 수치가 낮을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빔 에너지는 4GeV(전자기가볼트), 가속기 둘레는 약 800m다. 태양 빛보다 1조 배 밝게 물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초기 빔라인은 10기를 구축하고 순차적으로 최종 40기를 건설할 예정이다.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조달청에 기반시설 건축 입찰을 의뢰하고 올해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