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도영, 반짝이는 청춘의 목소리…1만5000명 홀린 '보컬 밀당' [리뷰]

NCT 도영, 1~3일 앙코르 콘서트 개최
핸드볼경기장에서 1만5000여 관객 동원
뜨거운 '청춘 응원'에 깊은 감성의 발라드까지
진·가성 오가는 보컬 역량…총 28곡 소화
"삶의 OST 같은 곡 노래하고 싶다"
"팬 사랑 보답은 노래 뿐…오래 노래할 것"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이 솔로 콘서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환상적인 미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다가 이내 힘차게 고음을 내지르며 다채로운 보컬 스펙트럼을 뽐냈다. 1만5000명을 단숨에 홀린 150분 간의 '보컬 밀당'. NCT 메인보컬을 넘어 유일무이한 음색의 보컬리스트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솔로 도영이었다.

도영은 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콘서트 '디어리스트 유스(Dearest Youth)'를 개최했다. 지난 1~2일에 이은 2회차 공연이자 9개 지역 총 15회에 걸쳐 펼쳐진 첫 아시아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였다.도영은 지난 4월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을 발매하고 투어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퍼포먼스 강자 NCT에 이어 K팝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까지 활짝 열었다. 개성 있는 음색에 흡인력 있는 고운 가성, 시원시원한 고음 등 다채롭게 선보이며 압도적인 기량을 입증했다.

앙코르 공연명 '디어리스트 유스'는 첫 단독 투어에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고자 기존 공연명 '디어'의 최상급 표현으로, 사랑하는 청춘을 응원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 총 3일간 1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스탠딩석부터 지정석까지 응원봉을 들고 현장을 꽉 채운 팬들의 기대감 속에서 장내 온도는 빠르게 뜨거워졌다. 그 가운데 도영이 '청춘의 포말'의 타이틀곡인 '반딧불'을 무반주 보컬로 선보이며 등장하자 일제히 환호가 쏟아졌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밴드 사운드를 뚫고 탄탄하고 힘찬 도영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 시작부터 강한 몰입감을 줬다.진성과 가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초반부터 보컬 역량을 아낌없이 드러낸 도영이었다. '반딧불'에 이어 '로스트 인 캘리포니아(Lost In California)', '매니악(Manic)'까지 감미로운 미성에 빠져들다가도 강하게 귀에 꽂히는 힘 있는 발성이 나와 심장을 쿵 때렸다. 다채롭게 펼쳐지는 보컬적 매력에 금세 빠져들었다.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열심히 노래하고 있는 도영입니다."오프닝 후 도영은 이같이 자신을 소개하고는 "'디어 유스' 때는 저의 청춘으로 여러분들의 청춘을 응원하겠다는 대주제에 맞춰 공연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업그레이드가 돼 사랑하는 청춘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노래로 그 어떤 방식의 응원도 모두 해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공연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다들 청춘을 열심히 살고 있지 않냐"면서 "공연을 보는 중간중간 '아 오늘은 이 노래다', '나라는 영화 속에서 오늘의 OST는 이거다'라는 느낌의 노래가 한 곡이라도 생긴다면 난 오늘은 성공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력한 '청춘 응원 공연'을 예고한 대로 '청춘의 포말'을 알차게 채웠던 완성도 높은 수록곡들과 최근 발표한 프로젝트 음원 무대들이 마음을 위로했다. '17', '내가 됐으면 해'를 청량하게 소화한 데 이어 '깊은 밤을 날아서'를 커버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안겼다.도영의 음색과 깊은 감성이 도드라지는 발라드 무대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피아노 연주에 '눈의 꽃'을 커버할 땐 놀랍도록 진한 표현력, 섬세한 가창에 관객들이 숨을 죽이고 열창하는 도영을 바라봤다. 계속해 '끝에서 다시', '온기'까지 보컬리스트 도영의 진가가 빛나는 발라드 무대가 심금을 울렸다. 귀 호강은 물론 마음의 깊이도 풍족해지는 시간이었다.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분위기를 반전해 선보인 NCT 메들리 스테이지는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다. '퍼레이드(Parade)', '체인(Chain)', '매드 시티(Mad City)', '팩트 체크(Fact Check)' 랩 메들리로 웃음을 안긴 도영은 이어 '스티커(Sticker)', '배기 진스(Baggy Jeans)', '키스(Kiss)',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부르며 파워풀한 보컬 실력을 뽐냈다.

도영은 3일 내내 콘서트 관객들에게 직접 써 내려간 멘트가 적힌 엽서를 제공했다. 공연장에서는 향긋한 풀냄새가 났다. 도영은 "공연장에 들어온 순간 이 공간만큼은 외부랑 달랐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제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담은 엽서를 드리면 여러분들이 확 이 공간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공연장 들어올 때 향기가 나지 않았느냐. 오프닝 무대가 '반딧불'이라 숲에 들어와 반딧불이를 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노래하는 자신이 있는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마음이 얼마나 정성스럽고 진심 가득한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공연 중에 내뱉는 말에서도 그 진심은 차고 넘치게 와닿았다. 도영은 "난 여러분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가장 벅찬 순간에 나올 수 있는 OST를 부르고 싶은 사람이다. 가장 의미 있는 순간에 떠오르는 노래가 내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 남은 노래들 열심히 불러보겠다"고 말했다.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짐한 대로 목소리 하나로 완벽하게 다른 세상을 만들어낸 도영이었다. 유미의 세포들' OST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를 선보인 뒤 김세정과 호흡했던 SM 스테이션 곡 '별빛이 피면', '청춘의 포말' 수록곡 '타임 머신(Time Machine)' 무대에서는 팬들과 입을 맞추며 떼창 듀엣을 완성했다. 이어 '나의 바다에게', '새봄의 노래' 등으로 '도영 표 보컬 세계' 속 청춘 응원을 계속해 나갔다.

팬들을 위한 서프라이즈도 알차게 준비했다. 도영은 올해 안에 '눈의 꽃' 리메이크 음원을 발매한다고 알렸고, 오는 6일 발매하는 신곡 '시리도록 눈부신'과 미발표 자작곡인 '디어'도 현장에서 공개해 박수받았다.

'시리도록 눈부신'은 리드미컬한 어쿠스틱 기타 리프로 시작해 후반부 시원한 도영의 보컬, 락킹한 일렉 기타 리프, 피아노, 스트링이 쌓이는 매력이 있는 팝 록 장르다. 히트곡 메이커 켄지가 작사를, 도영과 작곡가 서동환이 작곡을 맡았다. 20대 끝자락에 있는 도영이 20대를 힘껏 달려온 자신과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현장에서 도영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마음 뭉클한 또 하나의 '청춘 응원가'를 탄생시켰다.

앙코르는 '댈러스 러브 필드(Dallas Love Field)'와 '쉼표'로 꾸몄다. 팬들은 '앞으로도 도영이의 수많은 여행을 함께할게'라는 문구가 적힌 슬로건을 번쩍 들어 도영의 열정에 화답했다.

공연을 마치며 도영은 "앨범을 준비할 때부터 콘서트를 기획해 6개월 정도 투어를 돌며 고생한 SM 공연 연출팀, 기획팀, 감독님 및 스태프분들, SM 식구분들, 음악·음향 감독님, 매니지먼트 및 A&R 형·누나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가 좀 잘 살았다는 걸 느꼈다. 물론 스태프분들의 일이기도 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마음들이 느껴졌다. 날 애정하고 생각해서 이 공연을 같이 만들어주고 있다고 느껴서 스태프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어떠한 방법이 됐건 꼭 보답하는 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룹 NCT 도영 /시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팬들에게는 미발표 자작곡 '디어'로 하고 싶은 말을 대신했다. 도영은 "'너는 사랑받는 사람이야. 그걸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야'라는 말이 팬분이 제게 준 편지의 한 구절이었다. 그 편지를 곡으로 만들어봤다"고 전했다.그는 "여러분이 절 굉장히 많이 사랑해 주지 않냐.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나를 믿어주는 여러분들이 있는데 망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여러분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게 돼서 여러분들이 어디서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궂은 일, 슬픈 일, 힘든 일 없이 잘 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제가 받은 사랑을 여러분께 돌려주는 방법을 노래로 선택한 거다. 전 정말 오래오래 노래를 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