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시나리오별 당선 결과…경합주서 '승부 vs 성별' 대결

경합주 선거인단 확보에 따라 시나리오 달라져
트럼프든 해리스든 270명 확보로 겨우 당선될 수도
경합주에서 우세하면 해리스는 바이든 승리, 트럼프는 2016년 승리 재현
사진=AFP
미국 대선이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역전을 거듭하며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합 주로 분류되는 러스트벨트와 선벨트에서 선거인단을 누가 얼마만큼 확보하는지 시나리오 별 분석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이 성별 대결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세 주에서도 반전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경합 주 선거인단 93명 확보 전

미국 각 주의 선거인단은 총 538명으로 구성되며, 대선 후보가 과반수인 270표 이상을 득표하면 백악관에 입성한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 부통령이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9의 선거인단을 각각의 우세 주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봤다. 해리스 부통령의 226명은 △캘리포니아(55명) △뉴욕(29명) △일리노이(19명) △워싱턴(12명) △매사추세츠(11명) 등을 포함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219명엔 △텍사스(40명) △플로리다(30명) △오하이오(17명) △테네시(11명) △인디애나(11명) 등이 해당한다.
승부가 갈리는 것은 93명의 선거인단이 있는 경합 주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19명)를 비롯해 △미시간(15명) △애리조나(11명) △조지아(16명) △네바다(6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위스콘신(10명) 등이다.

접전부터 압승까지 시나리오 다양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는 만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해리스 부통령 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의 과반수인 270명 확보에 그치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해리스가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44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면 270명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봤다. 현재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 3개 주의 지지율에서 소폭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뿐 아니라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도 앞서면 303명의 선거인단을 통해 2020년 바이든 전 대통령의 승리를 재현할 수 있다.
트럼프가 270명을 확보하는 시나리오에선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5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경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지지율이 우세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해리스 부통령과 동률이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율이 더 높았다. 펜실베이니아의 교외 지역에서 승기를 잡으면 전체 선거인단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더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승리 상황을 다시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는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은 전국 평균보다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가 더 많다. 이럴 경우 경합 주 가운데 네바다를 뺀 나머지 주에서 8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 2016년처럼 306명의 표를 얻을 수 있다.

성별 대결로 반전 생길 수도

다만 일부 주에선 성별 대결이 부각될 경우 우세 주의 개념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NBC 방송이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국 10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각각 49%의 지지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3.1%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가운데 성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여성은 57%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41%를 16%포인트 앞섰다. 반면 남성 가운데 5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40%보다 18%포인트 우세했다.

최근 공화당 강세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깜짝 역전한 것도 여성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