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회, 표준감사시간 개정안 공고…'기업 지배구조 고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감사환경 변화 등을 반영한 표준감사시간 개정안을 4일 공고했다. 지배구조가 우수하거나 기업 자산구조가 단순한 경우엔 이같은 사항을 감사시간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회게법인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기술을 감사에 활용하는 경우도 고려하도록 했다.

표준감사시간은 기업이 외부감사를 받을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기준을 뜻한다. 2019년 신(新)외부감사법(외부감사법 전부개정안)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기업들은 감사 보수 등을 시간 기준으로 산정하는 만큼 일각에선 기업들의 부담 요소로 지적돼 왔다. 한공회는 표준감사시간을 산정할 때 감사 절차가 비교적 단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엔 기존 표준감사시간표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유연성을 늘렸다.

기업이 우수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경우 이를 고려하여 최종 감사예정투입시간을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업무상 의미가 크지 않은 자회사의 경우에 자회사 수를 적절히 차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더했다.

단순 계정이 대부분인 경우에도 표준감사시간표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을 수 있을지 질의할 수 있도록 상세지침을 개정했다. 기존엔 기업 자산이 토지와 부동산이 대부분인 경우 회계법인 등이 표준감사시간 상담센터에 표준감사시간표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아도 될 지 질의할 수 있다. 개정안은 상대적으로 감사 절차가 단순한 자산으로 지분법 대상이 아닌 상장회사 투자주식을 추가했다. 감사인이 내부회계관리제도와 재무제표 통합 감사, 학습 효과, 디지털감사 효과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표준감사시간 본문에 반영했다. 회계법인이 그간 오래 감사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을 들여다보거나, 감사에 AI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할 경우 그만큼 감사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반영케한다는 취지다.

감사인이 위험계정을 표준감사시간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상세지침에 추가했다. 기존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위험계정으로 분류하지만, 기업의 특성에 따라선 투자주식 등 다른 계정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바뀐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라 감사인의 경력별 가중치 등도 새로 반영했다. 한공회는 한국회계학회에 표준감사시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의뢰한 뒤 연구 내용과 기업, 회계법인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신외감법에 따르면 3년마다 표준감사시간 타당성을 검토해야 하는 까닭에서다. 한공회 산하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는 개정안을 지난달 16일 심의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한공회는 오는 20일 공청회를 여는 등 오는 21일까지 의견조회 후 다음달 중 개정안을 공표할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