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식축구 같은 美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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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 한국뉴욕주립대 교수지난달 학과장 회의에서 미국 대선 얘기가 나오자 뉴욕캠퍼스에서 파견된 미국인 교수들이 “과거로 돌아가면 안 된다”며 간접적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비난했다. 뉴욕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블루스테이트다. 그래서 뉴욕주에는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미국은 50개 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각 주에서 제일 많이 득표한 후보에게 그 주가 가진 대통령 선거인단 표를 모두 몰아준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더 많이 득표했는데도 선거인단 표수에서 져서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경우가 2000년대 이후 두 번이나 있었다.미국 대통령선거를 이해하는 것은 미식축구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렵다. 하지만 복잡한 룰과 방식, 작전 및 전략 등을 이해하고 나면 미식축구 경기가 재밌어지는 것처럼 미국 대통령선거도 그렇다. 미국 대선에서는 집중해서 봐야 할 주들이 있다. 대선 때마다 누가 이길지 쉽게 예측이 안 되는 주들, 배틀그라운드 또는 스윙스테이트라고 불리는 7개 경합주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러스트벨트 3개 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에서 이기는 것이 전체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해 보인다.
미국 언론에서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은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그래서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모두 종합해서 평균치를 보여주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데이터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지난 3개월 동안 필자는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를 매주 체크했는데 해리스가 트럼프를 1%포인트 이상 앞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도 지난 두 달간 대부분의 미국 언론에서는 해리스가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보도해왔다.
폭스뉴스를 제외한 미국 대부분의 주요 방송 및 신문사들이 진보적 민주당 성향이기 때문에 해리스 후보에게 우호적이다. 하지만 적잖은 한국 방송 및 언론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서 보도하는 것 같아 매우 아쉬웠다. 참고로 여론조사 결과 지난 10월 한 달간 트럼프가 모든 경합주에서 오차범위 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부분은 ‘샤이 트럼프’ 지지층이다. 트럼프 후보는 현재 재판 중인 범죄혐의도 많고 인격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인물로 여겨지기에 보수층에서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겉으로는 트럼프를 비판하거나 대놓고 지지하진 않지만, 미국의 경제 문제와 불법이민자 문제 등의 이유로 실제 선거에서는 트럼프에게 몰래 투표할 샤이 트럼프층이 최소 2~3% 정도 있다고 분석된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도 트럼프가 실제 기록한 득표율은 사전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최소 2~3%포인트 높았다. 그렇다면 현재 경합주들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초접전, 초박빙이라면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과연 누가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