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해야지" 엄마 잔소리 들은 15살 아들…친엄마 살해

징역 20년 선고 원심 확정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꾸중을 들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한 10대 아들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4일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존속살해·부칙명령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5)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은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추석 청주 상당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에게 야단을 친 어머니 B씨(47)를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A군은 단지 내 놀이터에서 들리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짜증을 내면서 이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가 A군에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네 권리만 주장하느냐'고 꾸중을 했고, A군은 평소 피해의식과 B씨에 대한 적대감에 사로잡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1심에서는 A군에게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선고했다.

A군의 희망에 따라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 9명 전원이 A군에 대해 유죄 평결했다. 배심원 중 8명은 징역 20년의 의견을 냈고 나머지 1명의 배심원은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의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결국 사소한 이유만으로 A군에 의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고, 소중한 아내이자 어머니를 잃은 유족들도 치유하기 어려운 큰 고통과 상처를 입게 되었다"며 "결과가 중대함에도 A군은 지속적으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나 B씨의 탓을 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을 뿐"이라고 꾸짖었다. A군 측에서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국립법무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A군의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으로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군 측은 항소했지만 기각됐고, 대법원에서도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20년을 최종 확정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