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경합주 중의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4년 전 미국 대선 결과를 가장 빨리 예측해 화제가 됐던 폭스뉴스가 올해 대선 결과는 투표일 나흘쯤 뒤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역대 어느 대선 때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면서다.

미국 대선은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대부분 주는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주)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주)로 확연히 갈린다. 현재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226명,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219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확실시된다. 승패는 93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7개 경합주에 달렸다. 이 중 최대 격전지가 펜실베이니아다.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해리스에게 가장 손쉬운 백악관 입성 길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선거인단 15명), 위스콘신(10명)을 이겨 ‘블루월’(파란 장벽)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들 3개 주는 1992년 대선 이후 2016년 트럼프를 지지한 걸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다. 트럼프에게도 펜실베이니아는 절실하다.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등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주) 4개 주를 모두 이겨도 선거인단이 268명에 그친다. 블루월 중 가장 취약한 펜실베이니아 공략이 필수다.

펜실베이니아 판세는 예측불가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모두 펜실베이니아에 자금과 시간을 집중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4일에는 해리스는 온종일 펜실베이니아를 누볐다. 트럼프도 미시간에서 대장정을 마치기 전 펜실베이니아에 들렀다. 트럼프는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중 총격을 받기도 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 재건, 보호무역, 이민자 문제, 셰일오일 추출 등이 핵심 쟁점이다.

펜실베이니아의 별명은 ‘키스톤 스테이트(Keystone State)’다. 키스톤은 아치형 건축물의 중심이 되는 쐐기돌이다. 펜실베이니아가 미국 건국 초기부터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이런 닉네임이 붙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키스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