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천하'로 끝난 금투세 폐지 효과

급등했던 코스닥 하루만에 약세
실적 뒷받침 안되면 지속 어려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지난 4일 3% 넘게 오른 코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실적 개선 뒷받침 없이 기대와 수급만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5일 코스닥지수는 0.3% 하락한 751.81에 마감했다. 전날 금투세 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3.43%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이날 미국 대통령선거가 시작되면서 투자 대기 자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330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도 이날은 10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당초 증권가에서는 금투세가 폐지되면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큰 코스닥시장이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코스닥시장에 악재가 많은 만큼 금투세 폐지만으로는 지수가 지속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2차전지주 비중이 큰 코스닥시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트럼프 재선이 코스닥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시장 특성상 7일(현지시간) 공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도 지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코스닥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반면 실적 전망이 하향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투세 폐지 소식으로 코스닥지수가 전날 급등했지만 이는 그만큼 코스닥시장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미국 대선 결과와 FOMC가 더욱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도 “금투세 폐지는 증시 펀더멘털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상승세는 결국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금투세 폐지가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로 이어질 수 있어 수급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